옳은 것을 선택하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파타고니아 이야기

by 꽁스땅스

한 달 9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기를 시작하면서 계획한 책들과 독서모임에서 새로 추가된 것들을 읽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많이 읽기보다 천천히 읽으며 저자의 말에 질문도 해보고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필사하고 다시 적으면서 그 내용을 내 문장으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나의 생각을 짧게라도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


3개월 독서모임이 끝나고 다음 기수에도 신청을 했다. 읽어야 하고 읽고 싶은 책은 많다. 조금은 어려운 책들을 가까이하고 글로서 뿐만 아니라 좀 토론을 통해서도 동료들에게서 배우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두 주에 한 권을 읽고 서평을 올려야 하지만 동료들 대부분은 한 주 정도면 완독을 하고 서평까지 올린다. 단톡 방에는 운동, 신문 요약, 책에 대해 모르는 내용 서로 질문하기 등 활발한 대화가 오간다. 서로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어 힘이 나게 한다.


이번 독서모임 리더님은 토론 전에 반드시 서평 작성하는 걸 원칙으로 내세우셨다. 자신의 생각이 정리가 된 후 토론에 참석해야 주어진 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거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분들의 귀한 시간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 참여 전에 인상 깊게 본 것, 깨들은 것, 적용할 것들을 준비하고 참석해 달라고 당부하셨다. 책을 읽으면서 깨달음을 얻는 것 까지는 하지만 내 삶에 적용할 것들은 서평을 쓰면서 다짐해본다. 실천은 또 다른 문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시 한번 읽고 쓰기를 넘어 실천까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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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떠난 지 2년이 넘어가는데 가끔은 회사에서 일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회사원의 떼는 언제쯤 벗겨낼 수 있을지. 오늘 읽기 시작한 책은 다시 회사원으로 돌아간다면 일하고 싶은 기업이었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고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경영철학, 비전이 마음에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등반 장비를 만드는 대장간이라는 우리의 근원이다. 우리는 사업가라기보다 등반가였다. 자신이 쓸 등반 도구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고 그 노력이 돈을 벌어야 하는 필요도 충족시켰다. 이런 성공이 가능하려면 일이 즐거워야 한다. 일터로 오는 일은 신이 나서 한 번에 두 칸씩 계단을 겅중겅중 뛰어올라야 한다. 파도가 좋을 때는 서핑을 하고 함박눈이 내리면 스키를 타고 아이가 아플 때는 집에 머물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일과 놀이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사이의 구분이 없다. 파타고니아 전 직원은 곧 고객이다.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이런 회사가 있을 수 있나 싶다. 예전에 한 달 서평 팀 리더님이 읽으신다며 라이브에서 소개해 주신 책이기도 하다. 아웃도어 전문 기업으로 이름이 알려진 <파타고니아>. 그 회사에 대한 이야기다. 전설적인 등반가, 서퍼, 환경운동가인 이본 쉬나드. 그가 이 멋진 회사의 설립자 겸 소유자다.


1957년 암벽등반 장비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쉬나드 이큅먼트'를 시작으로 1972년에 의류사업까지 자신만의 사업방식을 찾아가고자 했다. 현재의 회사의 이름은 파타고니아 윅스이고 그 아래 의류회사인 파타고니아 인코퍼레이티드와 식품회사인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이 있다. 가족 소유의 회사로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사명성 언문을 바탕으로 자연과 스포츠의 야생성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2005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쉬나드가 파타고니아 직원들에게 회사의 철학을 설명해 줄 안내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출간 당시 많은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어 10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여러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채택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 책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은 그 후 10년간 쉬나드와 파타고니아가 이룬 사업적, 환경적 성과와 앞으로 100년간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한 10주년 개정 증보판이다.


오늘 읽은 부분 중에 인상 깊게 본 내용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파타고니아 인코퍼레이트는 하나의 실험이다. 우리는 지구 최후의 날을 예측하는 책들이 자연의 파괴와 문명의 붕괴를 피하기 위해 즉시 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권고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존재한다.
<파타고니아 p26>


암벽등반을 공략하면서 며칠간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백 개의 피톤을 박아야 했다. 당시 모든 암벽등반 장비는 유럽산이었고 피톤은 연철로 만들어져 있었다. 한번 암벽에 박아 넣은 피톤은 그 자리에 남겨두어야 했다. 모든 장비는 뒤따르는 다른 정복자들의 등반을 쉽게 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 남겨두었다. 강철로 피톤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꾸준히 등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잘 알려진 루트에 사람들이 몰리게 되었다. 연약한 크랙에 경강 피톤을 반복적으로 박아 넣고 빼낸 덕분에 암벽은 흉하게 망가졌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던 그곳이 심하게 훼손되는 것을 발견하고 염증을 느꼈다. 피톤 사업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피톤을 대체할 수 있는 물건 알루미늄 초크를 만들어 스토퍼와 헥센 트릭이라는 고유한 저번의 초크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바위의 변형을 주지 않고 등반하는 유기농 등반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옳은 것은 선택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자연을 생각하는 그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단순성이라는 궁극의 원칙으로... 어떤 것이든 완벽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무엇 하나 걸치지 않은 적나라한 상태에 이를 때에 완성된다. <파타고니아 p53>


쉬나드의 마음속의 최우선은 품질이었다. 적절치 못한 도구는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고 그와 등반 동료들이 최대 고객이었으므로 죽음에 이르는 그 사람이 그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에 있어 그의 지침은 프랑스의 비행사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사상에 바탕을 두었다. 그는 선을 통해 단순해지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단순해지는 것이 가장 풍성한 결과를 낸다는 것을 깨달았다. 암벽을 오르는 사람을 커다란 장비를 베이스에 남겨두고 오로지 자신의 기술과 바위의 특성에만 의존해서 암벽을 맨손으로 오를 서 있도록 완벽하세 연마했을 때에야 대가의 반열에 오른다고 말했다. 물건의 기능을 추가해 성능을 높이기보다 '보호'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무게와 초점을 맞추는데 노력했다. 가장 간결한 하면서도 다목적으로 쓰이는 도구, 단순성이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원칙이었다.


코로나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만 청명한 가을 날씨로 산행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인간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훼손하고 개발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문제를 야기하는 우리에게 기쁨을 가져다준다. 어제 남편과 워커힐 산책로를 걸으며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모양을 보고 감탄도 하고 조금씩 노랗게, 붉게 물드는 나뭇잎을 보며 편안함을 느꼈다. 자연과의 유대, 자연이 주는 만족감에 감사해야 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생태위기의 중심에 있는 소비문화에 대해서도 버리고 더 사기보다 신중하게 구매하기,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좀 더 소중히 오래 사용해야 함을 깨달았다. 또한 그의 디자인 철학을 읽으면서 미니멀한 삶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더 채우기보다 꼭 필요한 것인지 고려하는 습관을 가져야 함을 배웠다. 조만간 주변 정리를 시작하며 리더님이 말씀하신 당근 마켓에서 나누는 것을 실천해야겠다.


예전 호주 여행 갔을 때 골드코스트 근처 어느 해변에서 서핑하던 외국인들을 본 적이 있다. 파도를 타며 즐기는 모습에 부럽기도 하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 후 강원도 양양에 서핑족들이 많이 모여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서핑이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를 잡는 것 같다. 책에서 서핑에 대한 얘기는 아직이다. 일과 놀이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회사, 일터로 가는 길이 신나는 회사, 일이 즐거운 회사 파타고니아. 우리 모두가 꿈꾸는 그런 회사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내일의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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