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면 되지

이걸 왜 하지?

by 꽁스땅스

남편의 출근 시간이 당겨지면서 다시 새벽 5시 기상이 시작되었다. 첫째 입시가 끝나고 코로나로 인해 동네 수영장이 휴관을 하면서 자연스레 7시 기상이었던 것이 갑작스레 당겨진 거다. 어차피 아이들 개학 전에 생활패턴을 다시 바꿔야지 했는데. 원래 6시에 무슨 일이 있어도 졸린 눈으로 수영장으로 향하는 게 일상인데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스쿼트를 하고 동네 산책으로 대신했다. 남편 아침을 챙겨주고 다시 자려다 소중한 시간을 아껴야겠기에 거실 스탠드를 켜고 필사와 감사일기를 쓰고 책을 읽었다


한 달 5기가 끝나고 매일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는데 은근 신경이 쓰였다. 온라인 수료식이 있던 날 책은 읽었지만 글쓰기는 하지 않았다. 그간 수고한 나에게 하루 글쓰기는 휴식이라는 보상 차원에서. 그다음 날, 휴식이 너무 짧은 건 아닌지 6기 시작 전까지 쉬어야 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꼬물꼬물 올라왔다. 갑자기 핸드폰에서 카톡 알림 소리가 들렸다. 멤버들 글이 다음 메인에 떴다는 축하의 메시지였다. 난 고작 30일도 힘들었건만 꾸준히 쓰고 메인을 장식하는 글을 쓸 수 있는 멤버들을 보면서 에너지 충전이 필요했다.


왜 이걸 하지?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한 달 서평을 시작할 때 나의 의지와 열정이 샘솟았다. 나이가 들고 이제야 새로운 즐거움을 알게 되어 앞으로 시작될 한 달. 그 후 내 모습을 기대하니 생각만 해도 설레었다. 올해 성취목표 50권 읽고 서평 쓰기도 달성하는 데 딱인 일석이조의 한 달 서평. 한 달 전에 내가 품었던 희망을 다시 되새겨봤다. 내가 애초에 이걸 하는 이유는 책을 읽으며 내가 좋은 하는 분야를 찾고 성장하고 싶어서다.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어서다. <탁월한 인생을 만드는 법>에서 밑줄 쳤던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은 늘 할 만한 가치가 있다. 설사 나쁘게라도" 이 말의 중요한 진실은 " 완벽하게 못하더라도 일단은 하는 게 더 낫다 그러니 잠시 숨을 돌린 후 하던 일을 계속하라"


개선된 점은 뭐지?

새로운 습관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데는 평균 66일 걸린다. 어떤 활동은 250일 이상 걸리기도 한다. 고작 30일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아직 한 달 이상 꾸준히 해야 66일 채워질 거고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그래도 블로그에 쌓여가는 글을 보면 흐뭇하고 멤버들 덕에 물 마시는 습관도 덤으로 시작했다. 더군다나 5기 때 한 달 서평을 신청할 때 한 달 후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고 싶다고 썼는데 기대도 안 하고 신청하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는 행운도 생겼다. "성공은 작은 변화가 쌓이고 쌓여서 이루어진다" 꾸준함이 정답이다.


함께 가면 되지?

" 그에게 갚기 어려운 빚을 졌는데 그것은 바로 한없는 격려이다. 오랫동안 그는 나의 유일한 독자였다. 순전히 그 친구 덕분에 내 "허튼소리"가 개인적 취미로 끝나지 않을 수 있었다. 그가 관심을 보이고 끊임없이 다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재촉하지 않았다면 나는 <반지의 제왕>을 완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책 <탁월한 인생을 만드는 법>에 나오는 반지의 제왕이 나오게 된 사연은 언제 읽어도 함께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톨킨 J.R.R.Tolkien 은 1937년 가을에 아동소설인 <호빗>으로 놀랄만한 성공을 거뒀다. 출판사에서 후속 편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계획이 없다는 응했지만 호빗이 사는 가상세계인 중간계에 대해 조금 써놨다고 읽어보겠냐고 제안했다. 20년 동안 톨킨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관심 없는 분야의 글을 주로 써 왔다. <호빗>의 후속 편을 요청받자 어떻게 해낼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편지를 읽고 나니 내 안에서 실낱같은 희망이 솟아난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군요. 앞으론 의무(돈벌이)와 욕망(쓰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열정)이 (어쩌면) 좀 더 긴밀히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


표현은 다소 조심스럽지만 자신의 좋아하는 이야기를 쓰면서 동시에 가족의 재정 상황을 개선하는 엄청난 기회를 맞은 톨킨은 이게 인생을 바꿀 엄청난 기회임을 알았다. 그가 할 일은 다른 소설을 이왕이면 호빗이 나오는 소설을 쓰기만 하면 됐다. 처음엔 그야말로 쉬운 일처럼 보였다. 이대로만 가면 만사가 순조롭게 끝날 터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후속편의 첫 장을 완성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복잡한 일이 생기고 업무상 해야 할 일이 많은 데다 건강까지 나빠졌다. 결국 첫 장만 쓴 채 전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집필의 기쁨이 악몽으로 변했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톨킨은 20세기 가장 많이 팔리 책 중의 하나로 꼽히는 <반지의 제왕>을 완성하기까지 온갖 방해와 좌절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해답은 톨킨의 친구인 C.S. 루이스와 나눈 우정에서 찾을 수 있다. 몇 차례 결정적인 순간에 루이스는 톨킨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성하도록 격려했다. 1954년 책이 출간되자마다 독자 서평이 올라 오기 시작했을 때 톨킨은 "루이스의 지원과 우정 덕분에 나는 기어이 집필을 끝낼 수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10년이 흐른 뒤에도 톨킨은 루이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한 달 서평 5기 멤버들. 서로에게 배우고 격려해 주며 각자 5%의 책임을 다했다. 내가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건 멤버들의 긍정 에너지가 좋은 연료를 공급해 주었기 때문이다. 세상사 혼자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가 목표한 바를 이루려면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한 달 서평 6기에도 서로의 목표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도록 도와줄 거라 믿는다.


코로나로 휴관이던 동네 수영장이 4월 초에 벌써 다시 문을 열었지만 선뜻 내키지 않았다. 수영장 멤버들의 카톡 방을 보니 대부분 운동을 재개한 모양이다. 오늘 아침 남편을 출근시키고 책상이 앉았다가 문득 수영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맘이 바뀔까 봐 얼른 일어나서 수영가방을 챙기고 오리발을 들고 운동화를 신었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수영장 냄새, 반가운 멤버들. 오리발을 끼고 얼굴이 벌게지도록 함께 운동을 하니 오늘을 시작할 힘이 생겼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