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글을 쓰기 위한 네 가지 원칙
작년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신영준 박사님의 영상을 봤다. '생각의 탄생' 이란 책을 읽고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되셨다며 빡독 행사에 참여한 모든 분들께 동기부여가 되는 말씀을 해 주셨다. 미래에 대해 불안하고 다시 일을 해야 하지 않나라는 조급함으로 마음이 복잡하던 때였다. 카페 봉사와 어학원을 다니며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 공허함 같은 게 있었다.
거실 책꽂이에 오래전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생각의 탄생' 이 꽂혀있는 걸 보고는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책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고 나에게도 신박사님처럼 독서를 시작하는 좋은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신박사님은 어려웠지만 재미가 있었다며 2~3일 만에 완독을 하셨다고 했다. 나야 인제 막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속도도 더디고 내용도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도 가족들이 나가면 어학원 복습할 책이라 두꺼운 이 책을 들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하루에 한 챕터씩 읽으며 밑줄도 치며 일주일 이상 꾸역꾸역 보니 완독은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완벽한 공부법>이란 책을 샀다. 영상에서 봤을 때 들었던 "변화"와 "성장"이란 단어가 책에서도 언급되는데 오래도록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회사 다닐 때에도 늘 듣던 말인 것 같은데 내가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한다고 느껴본 지가 언제인가 싶었다. 14가지 영역에 걸쳐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을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뛰었다. 처음으로 서평이란 걸 썼다. 아니 거의 챕터별 요약에 간단한 나의 생각들을 추가하는 형식으로 쓰다 보니 5일 만에야 완성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처음 블로그에 올린 날 민망하고 뿌듯했다.
그 뒤로도 웅 이사님의 하루 공부에 소개되는 책 중에서 몇 권을 주문하고 읽고 서평을 남기기 시작했다. 10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쓴 후 독서모임에 신청서를 냈고 9월 말부터 3개월간 참여하게 되었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글을 읽으며 댓글을 달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모르는 사람들의 글에 댓글까지.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고 글로 남기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다음 한주를 준비하며 멤버들의 글을 읽는 즐거움은 새로운 눈을 가지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독서모임이 끝나고 글쓰기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조금 더 내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에 이전 독서모임의 리더분이 꾸리는 '아바매' 를 알게 되었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중에서 매일 글쓰기 프로그램 (아바매글: 아무리 바빠도 매일 글쓰기)이 있어서 주저 없이 신청했다. 1월부터 시작이었지만 지원자가 많아 한 달을 기다려야 했고 혼자 씽큐온 지정도서를 읽고 겨우 서평 쓰기를 해나갔다.
드디어 2월 아바매 모집공고를 보고 바로 신청을 했고 다행히 참여하게 되었다. 작가님이신 리더분이 주시는 주제에 대해 말 그대로 아무리 바빠도 매일 글쓰기였다. 서평과는 또 다른 글쓰기였다. 4줄 이상이라는 분량 제한에 코웃음을 쳤던 나는 첫 문장부터 시작하려면 시간이 걸렸다. 나도 모르게 주제가 주어지면 읽었던 책을 들춰보게도 되고 가족들과 이야기하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나의 경험을 돌아보기도 했다. 가끔은 아이들이나 남편이 글의 시작 물꼬를 터주기도 했다. 그렇게 2월부터 시작된 매일 글쓰기는 3월까지 계속되었고 4월 한 달 방학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5월, 그리고 6월인 지금도 매일 글쓰기는 계속되고 있다.
한 달 서평은 이제 3개월째, 매일 글쓰기(아바매글)은 4개월째. 매일 읽고 쓴다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지난주에 그전에 도전했던 목차 만들기 주제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 실제로 글쓰기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중에 '할머니'라는 주제의 목차를 짤 때 잊고 있던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볼 수 있었다. 두 번째 목차 만들기 경험이었는데 외할머니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들을 건져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글감들로 당시의 외할머니와 내가 되어 내가 모르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때 미처 전하지 못한 감사의 마음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하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많이 쓰는 것'을 권하는 까닭은 직접 써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경험을 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 자신의 지식과 경험과 사유가 얽히면서 새로운 화학 작용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논리와 깊이를 만듭니다. 이는 글을 써본 사람들이 흔히 하는 체험입니다.
<손바닥 자서전 특강> p108
책 <손바닥 자서전 특강>. 한 달 서평 팀 기문 리더님의 글을 보고 알게 된 책이기도 하고 7기를 준비하면서 자기 발견 프로그램 신청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도움이 될까 싶어 사두었던 책이다. 리프레시 기간에 다른 책을 읽느라 놓고 있다가 자기 발견 프로그램 덕분에 조금씩 읽다가 오늘은 새벽에 맘 잡고 2/3 정도 봤다. 저자는 규칙적으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을 만들어야 하고 다음은 그 원칙을 지키며 무조건 써야 한다고 말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글로 옮긴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생각한다면 누구든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생각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습니다..... 영감이란 게 있다면 아마 글을 쓰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준비하는 가운데 언뜻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결국 영감이라는 것도 노력하는 가운데 찾아오는 것일 테지요. 아무리 고민하고 준비해도 꼭 찾아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말입니다.
<손바닥 자서전 특강> p198-199
저자는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한 네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첫째,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쓸 것을 권합니다. 데생에 비유하자면 한 편의 글이 연필 한 획과 비슷합니다. 한 획 한 획이 모여서 점점 어떤 형상을 만들어갑니다. 한동안은 구체적인 형상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무의미한 획처럼 보이거나 쓸데없는 낙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조금씩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고 점점 또렷해지는 과정을 거칩니다. 거기까지 가기 위해 꾸준히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둘째, 하루 15분이면 충분합니다. 몇 시간 꼼짝 않고 글을 쓰는 것은 글쓰기 근육이 단련되면 가능해집니다. 그때까지 매일 조금씩 근육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글을 쓰되 15분만 할애하십시오. 물론 그게 완성된 원고는 아닙니다. 틈틈이 쓰고 싶은 글감을 메모해뒀다가 그중 하나를 글쓰기 직전에 결정해서 떠오르는 생각을 쓰면 됩니다. 마구마구 쓰고 15분이 되면 펜을 놓습니다.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질문을 만듭시다. 무엇보다 어떤 내용의 글을 쓸까 고민해야 합니다. 생각이 글에 집중되어 있으면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든 글과 연관된 생각이 떠오릅니다. 글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고 생각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글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런 고민을 질문으로 만들어봅시다.
넷째, 열심히 메모합시다. 생각은 쉽게 휘발되고 한번 날아가 버린 생각을 잡기란 어렵습니다. 메모지와 볼펜을 가지고 다니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엔 우리 손에 늘 쥐어져 있는 핸드폰을 활용하면 됩니다. 메모장을 열고 단서가 될만한 단어 하나라도 적어놓으십시오. 메모의 방식은 각자 편한 방법으로 하면 됩니다. 저는 메모 맨 앞에 날짜와 장소를 써둡니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을 두고 메모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기 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이동 중에, 친구를 기다리는 카페에서 등 생각날 때 아무 때나 수첩을 펼쳐서 간단히 메모하는 건 어떨까요?
책 초반에 저자는 '기록하다(re-cord)'라는 말은 're(back)'와 'cord(heart=mind)'가 결합해 만들어진 단어라고 설명한다. 그대로 해석해보면 '무엇이 마음속에 있는지 되돌아보다'라는 의미가 된다는 거다. 옛날에는 중요하고 소중한 것을 우리의 심장(cord=heard)이 기억한다고 믿어서 우리말의 '가슴에 새기다'라는 말도 이런 연유에서 생겨난 말이 아닐까라고 했다. 서평이든 글쓰기든 기록한다는 것은 우리 생각, 마음속을 깊이 찬찬히 들여다보게 한다. 과거의 나를 마주하기도 하면서 현재의 내가, 내 생각이 단단해지는 것 같다. 처음으로 쓴 서평, 아바매글을 읽어보니 웃음이 나왔다. 그때에 비하면 조금은 변화된 즐거운 글쓰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나를 더 사랑하고 깊게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독서와 글쓰기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하루하루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