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 3
어떤 일을 이루려는 욕망으로 끊임없이 분투하는 대신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우리 자신에게 베풀 수 있는 멋진 선물입니다. <인생수업 p224>
연극배우가 되기를 원한 스티브는 회계사로 살아가는 지금의 삶이 불행했다 불안정한 배우 생활을 위해 안정적이고 확실한 현재의 직업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싸워야 했다. 결국 회계사로 남기로 결심했을 때 누군가가 연극 단체에서 새로운 자금 관리 부장을 찾고 있다는 정부를 주었다. 스티브는 그 자리를 얻었고 지금은 뉴욕 브로드웨이 쇼를 전문으로 하는 크고 성공적인 기획사의 자금 관리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책 <인생수업>에서 저자는 삶을 되돌아본다면 가장 중요한 순간과 멋진 기회들이 반드시 우리가 세워놓은 계획과 노력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거라고 한다. 오히려 우리가 그때 그 장소에 있었기 때문에 일어난 우연의 일치처럼 보이고 그것이 바로 받아들임이 일하는 방식이며 삶이 일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때로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받아들임의 배움을 얻는다며 다음의 제프라는 청년의 얘기를 들려준다.
"난 스물일곱 살 때 일본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하루하루가 숨 가쁘게 돌아가는 아주 흥미로운 곳이었어요. 그런데 프로젝트를 맡은 후 식용을 잃었고 피로를 느끼게 되었어요. 처음엔 단순히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결국 입원을 했고 폐렴 치료를 받았어요. 병원에서 이런 종류의 폐렴은 후천성 면역 결핍증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곳의 의사들은 내가 미국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나를 치료해 주었어요.
미국 집으로 돌아올 때 난 초록색 배낭에 물건 몇 개만 넣어왔어요. 다른 것들은 모두 일본에 남겨 두었어요. 나의 옛 생활도 그곳에 남겨졌어요. 남 몇 년 동안이나 일본 경영학을 공부했고 늘 일본에 살고 싶었어요. 폐렴에서 회복되자 나는 그동안 사라져 버린 모든 꿈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미안해 넌 더 이상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어' 하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그것은 진실이었고 난 더 이상 가질 수 없었어요. 내게 필요한 치료를 제쳐두고 외국에서 살 순 없잖아요.
처음에는 화가 났고 좌절감을 느꼈어요. 하지만 곧 아직 선택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선택이란 이제는 이룰 수 없게 된 과거의 끔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생활을 받아들이는 거였죠. 예전 생활을 붙잡으려 했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거예요. 내게 일어난 일에 순종해야 할 때가 온 거죠. 이제 내게는 완전히 새로운 삶이 주어진 거예요
현실과 싸우는 것을 중단하자 새로운 꿈과 아이디어가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나는 변호사들과 함께 일하면서 항상 강한 인상을 받았는데 나 자신도 변호사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법과 대학원은 3년제이지만 성공적으로 치료한 덕분에 내게도 미래가 생겼어요. 내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임으로써 난 전에는 깨닫지 못한 내가 가진 용기와 적응력을 발견해 낸 거죠. 지금 난 멋진 삶을 살고 있어요. 모든 것이 완벽해요. 미국으로 돌아오게 된 것도 기쁘고, 모든 것이 아주 좋아요. 난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내가 이 새로운 삶에 순종하자 새롭고 놀라운 가능성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제프는 그 일 이후 20년 동안 자신이 상황의 희생자라고 생각하며 분노 속으로 보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대신 삶이 그에게 가져다준 것을 받아들였다.
처음엔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내게 사물을 다르게 볼 수 있고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내맡기는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은 놀라운 선물이에요. 인생은 너무나 짧고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 날이 언제인지 알지 못해요. 나쁜 것에서 좋은 것을 발견하는 것이 내가 보상으로 얻은 가장 큰 배움입니다. <인생수업 p226>
이 부분을 읽으면서 새로운 일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남편이 떠올랐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의 회사원이었던 남편은 나보다 먼저 회사를 나왔다. 맞벌이를 하면서 서로의 일에 대한 고충을 알기에 처음에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슬럼프겠거니 생각했다. 평소에도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조금만 더 힘내서 즐겁게 일하자며 서로를 다독여왔거늘. 며칠 동안 회사에서 일이 손에 안 잡히고 그만두고 무엇을 할지 찾겠다는 무계획의 남편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만약 전업주부였대도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서운하기도 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남편의 생각은 확고했고 더군다나 건강도 많이 안 좋았다. 매일 저녁 퇴근 후 남편과 동네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남편의 그간의 고충, 미래에 대한 고민들에 공감이 갔다. 그냥 남편의 결정을 존중해 주고 흘러가는 대로 지켜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분야든 남편이 의미를 두고 열정을 쏟을 만한 일을 찾기를 바라면서.
남편이 좋아하던 분야를 찾아 취업 후 일을 한 지 2년이 되어간다. 적응하느라 얼굴은 피곤해 보이지만 표정은 편안하다. 하루하루 본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마무리해서 성취감이 크다며 만족스러워한다. 새벽같이 나가서 12시간 넘게 일하고 오면서도 회사원으로 돌아가긴 싫다고 한다. 자신의 삶을 자신의 방식대로 바꾸려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고 스스로 선택한 변화를 온몸으로 껴안고 받아들이고 있는 남편.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받아들임이 일하는 방식이며 삶이 일하는 방식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제게 바꿀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평화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인생수업 p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