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태원 Taewon Suh Apr 26. 2020

시스템을 넘어서 장터로 가자

The blur continued

현실이란 다양한 차원이 입체적으로 엮인 texture입니다. 산업사회에서는 기계적 메카니즘을 통해 현실을 일차원적으로 단순화하여 대량생산의 공식을 도출해 냅니다. 소비자 행동에 대한 단순하고 명확한 옵션의 제공은 산업사회의 단순한 거래 교환 모델에서는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는 모델이 됩니다. 이 모델은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21세기의 시장에서는 불완전하게 작동하게 됩니다. Mass market의 모델이란 다양성을 포기하면서 크기와 효율을 얻는 것입니다. 산업사회의 소비자들은 "대형" players가 마련한 단순한 방식들 안에서 제한적인 행동의 자유에 만족했지만, 21세기의 소비자들은 보다 높은 수준의 자유도를 누리기 원합니다.


이제 고객 경험의 여정[journey]은 좀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졌으며, 고객 자신의 결정 권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차원에서는, 다양한 채널을 넘나드는 고객의 경험을 그들의 편의에 기반하여 관리하는, 이른바 옴니채널 마케팅[omnichannel marketing]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됩니다.


단순화시키면, 이것은 시장에서의 다양성과 불확실성이 증가한 하나의 결과입니다. 기업의 측면에서는 이 사실에 근거하여 그 복잡성의 현상을 단순하게 대처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복잡한 상황에서 선택 옵션을 단순화하여 정보처리를 간단하게 하는 것은 고객 혹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항상 순기능적입니다. 편의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다만 그 편의의 차원이 이전 사회에서의 편의의 차원과는 달라졌을 뿐입니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한 편의를 장착합니다. 복잡한 다채널의 사회에서 한 가지 중요한 초점은 재화가 이동하는 단순한 유통 채널이 아니라 보다 복잡한 서비스들이 제공되거나 합작되어 경험되는 [플랫폼]에 주어져야 합니다. 그러한 플랫폼을 소유하고 관리하게 되는 것은 이제 기업 경쟁우위의 중요한 한 가지 원천이 됩니다.


이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고객의 경험을 관리하는 [서비스]에 대한 것입니다. 플랫폼 기업은 업태에 상관 없이 서비스 기업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경험은 구매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구매 이후에도 customer lifecycle의 전 과정에 이어지고 또 반복되어야 합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필자가 정의한 몇 가지 주요 개념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가치 주관화 [value signification]

공유된 가치가 표현되어야만 합니다. 가치의 표현이란 그 가치에 대한 가치를 최대화시키는 것입니다. 사업의 가치는 고객의 가치로 표현되고 이어서 고객으로부터 표현될 때 최대화됩니다.


어떤 것을 표현하게 되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한 완전한 소화를 의미합니다. 이해되지 않는 것을 좋아할 수 없고, 공감되지 않는 것을 반복할 수 없습니다. 스토리는 소통될 때 힘을 갖습니다. 한 가치와 그에 대한 스토리는 하나의 커뮤니티가 공통적으로 소유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시장은 공유된 가치를 통해 형성되고 지속됩니다. 그 공유된 가치의 시장은 브랜드를 통해서 정의됩니다.


21세기의 소비자는 잘 설득되지 않습니다. 기업은 고객들가치 주관화의 일상적 사슬 안으로 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의 생활속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그 가치를 소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근본적으로 그들을 위한 일이어야 합니다. 진정성이 없는, 다른 의도는 언젠가 폭로될 것입니다. 충실한 의도가 전달될 때 그 의도는 공유됩니다.


플랫폼, the 장터

연속적인 관계 없이는 단체적인 가치 주관화는 발생할 수 없습니다. 해당 가치는 거듭해서 전시되고 경험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하는 일은 그 전시의 [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어미가 자식을 챙기듯이 따라다니며 일일이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입니다. 장터는 경험의 공간입니다. 장터의 경험은 중심 가치에 대한 것이어야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 불확실성, 다양성, 그리고 포괄성을 동시에 갖습니다. 장터가 다이내믹하며 재미있는 이유입니다.


고객은 플랫폼이란 장터 안에서 많은 일을 해결합니다. 그렇다면은 장터에서의 경험은 기억되고 추억으로 남아 이야기로 유포됩니다. 다른 이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모든 이야기는 그 가치에 대한 것이고 그 가치의 확대와 전승에 대한 것입니다.


느슨한 시스템

제한된 시스템화가 필요합니다. 플랫폼을 시스템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입니다. 장터가 슈퍼마켓이 아닌 이유입니다. 정리되어 있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천편일률적인 것은 지루합니다. 다양한 의도가 존재하면서 서로에게 수렴되고 그 과정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중심 가치가 표현되는 [창발]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기업의 의도는 점점 무의미해집니다. 기업의 의도는 다만 중심 가치가 유포되고 경험되는 장을 마련하는 것에 관련되는 것입니다. 고객들은 스스로 장터를 북쩍이게 만들 것입니다.


이것은 브랜드가 중심이 되는 플랫폼[brand platform]의 필요성과 그 디자인의 요체에 대한 우회적인 글입니다. 상업적인 플랫폼은 장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시장 거래를 위해서 상품은 효과적으로 전시되어야 합니다. 이른바 장터는 상품을 거래하는 장소일 뿐만 아리나 갖가지 스토리가 유통되고 소비되는, 삶의 공간입니다. 큰 장터의 한 구석을 갖게 되는 것도 좋겠지만, 직접 장터를 갖게 된다면 더 좋습니다. 그리고 21세기의 장터는 세분화되어야 합니다. 그 단위는 바로 브랜드입니다. 소비는 분절되고 집중적이고 발생합니다.  


고객들에게 장터는 삶의 터전일 필요가 없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와서 필요한 가치를 경험하는 하나의 단골 공간일 뿐입니다. 다만, 더 자주 올 수 있으면 좋겠지요. 장터에서의 경험은 다양하고 복잡하되 가치의 측면에서는 명확하고 단순합니다. 브랜드 플랫폼에서는 한 브랜드와 한 가치를 중심으로 모든 다양한 경험이 유기적이고 일상적인 수준으로의 통합됩니다.




The White Stripes + The Carpenters = Tennis, "Need your love" (2020)


*Title Image: Haitian Market Scene by Felix Jean

작가의 이전글 흐린 경계 속의 기업, the blu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