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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태원 Taewon Suh Jun 12. 2020

귀에 걸거나 코에 걸거나

Mixed business model

Intel Inside를 아십니까? 20세기 말을 전후에서 컴퓨터를 살 때는 인텔 프로세서가 들어 있는지 아닌지가 큰 결정 요인이었습니다. 전형적인 B2B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소비자 광고로 큰 반향과 효과를 얻었었습니다. 지금은 브랜드 파워가 많이 하락했지만,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은 20년 이상을 지속했던, 마케팅 성공 사례입니다. 이른바, mixed business model 혹은 B2B2C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잘 알려 초기 성공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혁신적인 모델은 전형적이지 않습니다. 전형적이지 않기에 많은 경우 기존의 설명 모델로는 그저 mixed form일 수밖에 없습니다. 족보를 따지는 것은 안정 만을 추구하는, 이미 정점을 지난, 보수적인 사회의 특징입니다."


The Sound of Intel Inside


이코시스템의 개념이 중요합니다. B2B나 B2C를 구분하는 것은 어떤 관념일 뿐이고 이론 상의 구분일 뿐입니다. 생태계에서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인텔은 upstream supply chain의 관점에서 이코시스템의 중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대개는 upstream의 정점에 있고 downstream의 시작점인 consumer product의 생산자가 이코시스템을 형성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애플이 전형적인 예가 되겠군요. 삼성과 같은 기업군은 이코시스템의 일부분을 내부화합니다.


Mixed business model 안에서 인텔은 소비자의 압박과 파트너 브랜드의 파워를 이용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push'n pull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그야말로 mixed form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지요. 이것은 co-branding의 일종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당겨지는 소비자는 연합한 모든 브랜드에게 노출되고 이끌리고 것입니다.


"21세기 경영학의 한 트렌드는 잡종 이론의 유행입니다. 오늘 소개한 mixed business model 및 hybrid organization 등이 그 예입니다. 유포된 정의에 머무르지 않으며 항상 변화하는, 현실의 현상에 대해 보다 정확한 설명을 제공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시도입니다."


이론을 배우고 개념을 익히는 것은 중요하지만, 실행의 수준에서는 이론은 트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론과 그 개념에 매몰되고 집착하게 된다면 말이지요. 많은 뛰어난 교수가 뛰어난 경영자가 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주의: 물론 예외는 항상 있습니다. 필자도 교수입니다만...) 이론"들"로 현상을 이해하고는 곧 그 설명에서 자유롭게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상을 이론적으로 깊게 이해하되 이론에 구속받지 않아야 합니다. (이 방법론에 대해서는 미래에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전략은 오직 사후에 설명되기 마련입니다. 혁신자에게 온전한 설명은 이차적인 문제입니다. 경영은 이론을 검증하는 과정이 아닐 것입니다. 이론은 다만 설명일 뿐입니다. 모든 이해를 총합하십시오. 그리고 자유롭게, 고유한 전략을 창조하시길 바랍니다.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by Sting (1985)


*Title Image: Page 0702 from The Fountain Archives. Cvach, Milos, "L'art en jeu: Marcel Duchamp - Porte Chapeau." Paris: Editions du Centre Pompidou, 1992 — p. 30. Image courtesy the Fountain Arch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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