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루 Dec 28. 2021

수면의 질을 측정해주는 어플을 써보았다

앱 '수면사이클' 하루 후기

한해가 얼마 안남은 2021년 12월 28일,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자 학교가기전 아침 따뜻한 차를 한잔 들고 노트북앞에 앉았지만

어젯밤 처음 사용해본 신문물에 너무나 인상을 받아서 어쩔 수 없이 그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다.

이 강렬한 인상을 남겨놓고 싶은 마음이랄까.



수면사이클이라는 앱을 이용해 수면의 질을 측정해보았다. 첫 이용이었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만족한다 .

참고로 나는 어제 1시 20분경 잠들고 오늘 8시 20분경 기상했다.


우선 첫번째는 기상할 때 너무나 상쾌했다는 것.

측정어플을 사용할 뿐인데 상쾌할 일이 무엇이 있냐고?

있다. 이 어플은 내 수면 사이클을 분석하기에, 동시에 내가 언제 얕은 수면을 하고 있는지도 안다.

그래서 기상시간으로 설정한 시간대 사이(오전 8시-8시반)에 가장 얕은 수면일 때를 틈타 알람을 틀어주는 것이다.

일어날 당시의 느낌을 회고해보자, 어디서부터 작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소리가 커지는 식으로

시나브로 알람이 울리고 있구나 알게 된것 같다. 갑자기 쨍!하고 내리 꽂는게 아니라 말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알람과 함께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는게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상쾌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만성염증성 질환을 10년째 앓고 있는지라 항상 아침이 피곤하고 몸이 무거운 느낌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을 잘잤다, 너무 상쾌하다'라는 느낌을 매일 아침 느껴본지가 정말 한참 된듯하다.

그렇지 않은 상태가 내게 너무 드물어 가끔 한번 기상 후 상쾌함을 느낄때면 신세계를 맛보는 것 마냥 기분이 좋다.

혹은 아침잠이 많은 편이거나 말이다. 아침에 잠에서 못깨서 학교, 심지어 회사를 늦기도 부지기수이다.


보통 같았으면 스누즈를 열차레 해가며 한시간을 끌었을텐데

오늘은 바로 정신을 차렸다.(다만 침대에서 30분 밍기적 거리긴했다. 괜히 아쉬운 마음이랄까. 돌다리도 하나씩 건너야 하는 법이니. 참고로 루틴을 정착시키는데 있어서 그에 대한 마음(무의식)의 부담을 최소하하는건 정말 중요하다.)

'잠을 정말 잘잤다'라는 느낌은 내 기분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몸과 정신이 가볍고 맑은 느낌이고, 양치를 하러 화장실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매우 가볍다.

하물며 오늘 오전에 집에 찾아온 집주인에게도 무려 상냥하게, 웃으며 '오랜만이에요' 인사를 건넸다.

올라간 내 입꼬리와 광대를 온몸으로 느끼며 낯설다 느꼈다. 아침에, 그것도 집주인을 보고 웃는다고?

말다했네 말다했어!


둘째로는 내 수면 패턴을 알 수 있게 된 점이다.

이 앱은 녹음기능을 이용해서 내 숨소리를 통해 현재 수면의 위치를 측정하는 듯 해 보인다.

내 숨소리가 미묘하게 바뀐 것을 보며 지금 잠이 들었구나, 지금쯤 깊은 수면이겠구나, 렘수면이겠구나 등등을 알아낸다. 코를 골거나 잠꼬대를 하는것도 당연히 캐치하고 말이다.(크리피하지만 무료로 녹음까지 해준다)

내가 누운지 몇시간만에(아마 폰 설정을 한 후부터 얼마만에) 잠이 들었는지 알려주기에 몇시간 수면했는지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다. 거기에 중간에 얕은 수면으로 잠을 설친 부분을 캐치하기에 그 부분을 좋은 수면시간에서 제해서 알려줘, 정말 알맹이 수면 시간이 얼마나 됐는고 알 수 있다.

또 내 수면패턴이 어떤 높낮이로,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를 그래프로 한눈에 알 수 있다.

나는 깊은 수면을 얼마나 하는구나, 꿈은 몇번 정도 꾸는구나(렘수면에 해당하는 봉우리 그래프를 보면된다), 코를 골긴고는구나, 곤다면 언제 얼마나 자주 고는구나, 잠꼬대도 한다고??? 등등

함께 자는 사람한테 자지말고 나 자는걸 계속 쳐다보고 기록해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평생 살면서 절대 몰랐을 정보들이다.

수면클리닉이라고, 큰돈을 주면 자고 있는 시간동안 가만히 나를 관찰하는 바로 그일을 해주는 곳이 있긴 하지만, 수면에 막대한 문제가 없지 않은 이상 그런곳에 내 두발로 찾아가기는 어려운 일이다.

너무 신기하고 '과학'에 드디어 '과학적'으로 다가간 느낌이라 괜히 뿌듯했다.

그동안 잠을 잘 못잤다고 생각이 들면 (물론 이 역시 과학적 근거가 있지만) 속이 더부룩했나, 꿈자리가 사나웠나, 요즘 기가 허하나 등등 온갖 생각이 갖다 붙기도 하니 말이다.




벌써 한해가 져간다. 항상 이맘때쯤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오는 한해를 맞을 준비를 하는데

그중에서 빠질 수 없는게 '루틴' 이야기다.

이번해에 강화하고 새로 섭렵한 루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루틴은 식습관의 개선이다.

물론 '무엇을 먹는지'까지 완벽하게 관여하지 않는 다는 면에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우선 당을 섭취하는데 반감을 가지기 시작했고, 식사 시간과 주기를 조절하는데 어느정도 적응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뿌듯하다.



작년에는 나의 청결과 주변 청결을 항상 유지하는 것, 요가를 하는 것을 항상의 루틴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면

올해는 식이습관을 건드리는 의미있는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아직 한달차이긴 하지만 계속 가져갈 수 있을것 같다는 여유가 느껴진다. 이 식습관이 원래 내 식습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까닭이 클거 같다)


이렇게 가장 '기본적인 루틴'이 하나씩 세워지다보면 언젠간 가장 골머리인 '수면패턴'에도 건강한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몇번해봤었다.

가령 12시가 되기전에 취침에 드는 생활,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8시경에는 눈이 땡그랑 떠지는 생활,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면 6-7시에 눈이 떠져 매일 아침 나만의 시간을 2시간정도 가질 수 있는 생활 같은거 말이다.


이번 수면 사이클 앱과의 만남을 계기로 그야말로 '수면사이클'에 새롭고 긍정적인 형국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일 취침하고 기상하는 시간이 이른시간으로 고정되어있고,

수면하는 동안 깊은 수면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일어날때 (알람없이) 항상 상쾌하고 개운하게 일어나는 것,

그래서 아침시간을 나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면접관을 파티에서 다시 만날 확률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