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저 곧 죽어요

4화 | 에세이

by 이태민
묘비사진.png AI 생성 이미지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다. 해명하자면, 나는 매우 건강하게 잘 지내는 중이다. 죽고 싶지도 않다.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언제 돌아갈지는 알 수 없다. 당장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이를테면 교통사고를 당한다거나, 심정지 상태가 된다거나, 매우 불운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좀 극단적일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이다.


나는 내일 죽는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그러니,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자는 취지이다. 그렇다고,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살지 않는다. 굉장히 모순적이다. 극단적인 가정을 하면서도, 사실은 나조차도 조만간 죽을 거라 믿지 않는 듯하다. 사실 믿기 어렵다. 한동안은 미친 듯이 내일 죽는다는 세뇌를 하며 살았지만,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마음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지는 않다. 보통, 특별한 생각과 일은 특별한 계기로 일어나지는 않는 듯하다. 아무튼 똑같이 24시간이 흐르는 평범한 날이었다. 그냥 뜬금없이, 내가 곧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가지고 매일매일을 살아간다면, 괜찮은 삶을 살거라 믿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생각은 현실이 될 것이니까..


내가 걷는 이 길이, 내가 듣는 이 음악이, 내가 보는 이 사람들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방식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하루를 경시하지 않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간다면, 내가 옳다고 믿는 길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가 살아가는 하루의 가치를 평가하며 저울을 재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내가 가진 이 생각을 토대로 하루를 보낸다면 후회 없는 순간들이 거의 없는, 가치 있는 날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허무맹랑한 이 생각을 잘 품고, 오늘도 잠에 들 준비를 할 것이다. 오늘을 돌아보며, 내일 죽어도 후회가 없을지 생각하는 것이다. 뭐... 정말 내일 죽는다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물론 오늘 글을 썼다는 건 당연히 후회하지 않는다. 단지 내가 죽기 전에 먹고 싶은 음식은 냉면인데, 오늘은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담이다. 이런저런 부분에서 꽤 후회할 것이다. 그래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던 과거의 나보다는 조금 덜 후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