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지 않은 도전

에세이

by 이태민


내가 듣는 한 수업은 발표식 수업이다. 특히 개인의 의견을 많이 물어보는 수업인지라, 각자의 세계를 들을 수 있다. 다른 이들의 발표를 유심히 듣다 보면,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이분은 생각하는 것도 깊어 보였다. 하천에 무엇이 보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헤엄치고 있는 거위를 말하겠지만, 그분은 하천 안에 있는, 나는 볼 수 없는 작고 이쁜 돌이 보인다고 답할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돌아가며 한 명씩 발표하다가 작고 이쁜 돌을 볼 수 있는 그분이 자신의 배경 이야기를 한 날이 있었다. 잘 들어보니, 중학생 아이를 키우며 대학교에 다니고 있던 것이다. 듣는 순간 참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교적 체력 좋고 시간도 좀 있는 평범한 대학생들도 학교 다니기 힘들다고 말하는데, 자녀를 키우며 대학교까지 다닌다는 말에 뜨끔한 나는 반성하게 된다.


대학교에 다니는 이유에 관해, 그분에 대해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다만, 내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경이롭다.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면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부전공까지 하시려는 모습을 보면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은 거지 무슨 소용이 있냐며 공감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충분히 공감한다. 내가 바라보는 그분은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도전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생각해 보면, 내가 늦었다고 생각해 단념해도 기회가 많이 있었던 것 같다. 단지 내가 내 눈을 가렸을지도 모른다. 직면하기 싫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삶을 살아가려면 나의 세상을 온전히 바라볼 용기가 필요한 듯하다. 시제의 중심을 걷고 있는 우리는 용기가 필요한 미래의 순간에 날숨 한번만큼의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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