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초 웃게 만드는 것

에세이

by 이태민

하루는 86,400초로 구성되어 있다. 초로 계산하니 하루가 많아 보여도 체감은 아주 빠른 것 같다. 그런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다양한 일들이 있지만, 나를 아주 잠깐 웃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마음의 시간은 잘 몰라도 현실 시간은 0.6초 정도인 시간이다.


나는 평일에 매일 학교에 가거나 출근하기 위해 초록색 시내버스를 탄다. 언제나 그렇듯 버스에 탈 때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그럴 때, 기사님이 반갑게 받아주실 때 잠깐 마음이 따뜻해지며 웃게 된다. (그렇다고 인사를 받아주지 않으면 슬퍼하지 않는다.)


버스의 앞자리에 앉을 때 또 다른 묘미가 있다. 나는 버스에서 핸드폰을 잘 보지 않는지라, 바깥의 풍경을 뇌에 저장하려는 듯 유심히 바라본다. 그러다가 정면에서 내가 타고 있는 버스와 같은 번호를 가진 버스가 교차해서 지나가려고 할 때, 나는 기사님을 조심스럽게 관찰한다. 십중팔구는 기사님들이 정답게 인사를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다 웃게 되는 재미가 있다. 특히 무표정한 얼굴로 운전하시다가 활짝 웃는 모습에서 따스한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다.


또 생각해 보면, 대학교에서도 잠깐 웃는 순간들이 많은 것 같다. 대학교에서 여러 건물을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문을 여닫는다. 뒷사람이나 앞에서 오고 있는 사람이 너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문을 항상 잡아주는 편이다. 꼭 그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내 양심과 책임의 일부이다. 그렇기에 내가 하는 행동이 스스로에게는 당연하다고 느끼지만, 사람들이 감사를 표할 때면 잠깐 웃음을 짓게 된다.


소소한 행복들이 삶을 지탱하듯, 나에게 있어 0.6초의 웃음들이 모여 하루를 지탱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짧은 순간이지만 기억 어딘가에 소중히 남는다. 소소한 행복을 이런 것에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런 한편, 내가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믿는다. 내가 다른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면, 그 사람들도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난, 누군가가 지나갈 문을 잡아주는 그런 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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