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보는 미술작품

에세이

by 이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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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에 읽은 책 중 가장 기억나는 책은 무엇인가? 나는 ‘Why?’ 시리즈가 기억에 남는다(나의 또래들은 공감할 것이다..). 이 시리즈는 과학부터 인문사회, 역사 등 많은 내용이 담겨있어 꽤 유익하다. 초등학교 도서관에 가보면, 도서관 중앙이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많은 손을 거쳐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그중 날씨에 관한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을 여러 번 봤던 기억이 난다. 가장 좋아하던 부분은 구름이었는데, 책에 나와 있는 여러 구름 모양을 기억해 두고, 매일 하늘을 올려다보며 무슨 모양인지, 이름은 무엇인지 맞춰보곤 했다. 친구들과 함께 집에 갈 때면, 하늘에 있는 구름이 어떤 구름인지 설명해주기도 했다.


하늘을 보며 즐거워하는 내 모습은 점점 나이가 들면서 사라졌다.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은 뒷목이 뻑뻑해서 아주 잠깐 고개를 드는 것 말고는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특히 고등학교를 다니던 때 하늘을 본 기억은 거의 없는 듯 하다... 혹시 나만 그런가 궁금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봤을 때, 돌아오는 답은 나와 비슷했다.


최근에는 의식적으로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곤 한다. 잠깐이라도 여유를 가져보자는 마음이다. 나는 마치 미술작품처럼 감응을 주는 하늘을 예찬한다. 하늘을 감상하며 느껴지는 울림은 잠깐이나마 기분 좋게 한다.


여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면, 하늘을 보길 권한다. 눈앞에 놓여있는 현대사회를 잠시 외면하고, 매일 형태가 달라지는 공짜 미술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다시 현대사회를 직면할 에너지를 얻을지도 모른다. 난 내일 하늘은 어떤 모습으로 나를 맞이할지 기대하며 잠이 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