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취미로 책을 조금 읽으며 플레이리스트 유튜버로 살고 있는 나에게 책과 음악을 추천해 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 말에 들뜨며 추천을 해주곤 하지만, 한편으론 또 다른 어려움도 있다.
내가 추천을 해주기 이전에, 만나는 사람마다 책과 음악을 추천해 달라며 조르던 나의 모습이 기억난다. 그럴 때면, 몇몇 사람들이 깊은 고심에 빠지곤 하는데 그 모습에 의문이 들었다. “자신의 마음을 울린 것들을 알려주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맨입으로는 안 되는 걸까? 아니면 설마..? 숨겨두고 싶은, 너무 소중해서 알려줄 수 없는 것이라 말을 못 하나?”라는 별별 생각으로 사람들을 지켜봤다. 이제는 그 심정이 이해된다.
누군가가 나에게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나 또한 깊은 고심에 빠져버린다! 추천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는 이유도 있지만, “나의 마음에 쏙 들었던 걸 이 사람이 똑같이 만족할까?”라는 이 질문이 나를 망설이게 했다. 나의 의문이 해결되었다. 내가 이해한, 추천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는 타인의 취향과 기대를 고려하는 그 따뜻한 마음이었다.
그래서 나의 부담을 덜어낼, 내가 고안해 낸 방법이 있다. 추천을 해주고 “너무 기대하진 마~!”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러면 더 기대하게 된다는 말을 들어 당황스럽지만, 아무튼 나의 책임감을 조금 덜게 되니 편안하지만, 이기적인 방법이다.
깊은 고민에 빠지긴 해도, 추천이라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내가 만족한 것들을 궁금해한다는 것, 도리에 맞게 나의 마음이 담긴 추천을 해주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앞으로도 누군가 나에게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활짝 웃으며 추천해 줄 예정이니 많은 요청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