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내가 글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내 학과가 국문학과기에 다른 사람의 글을 자주 접하게 된다. 나의 글을 읽는 것보다, 타인이 쓴 글을 읽으면 흥미롭다. 아무래도 내가 글을 쓰는 방식과는 다르기에 그러하지 않을까? 내가 작문하는 스타일과 다른 글은 색다르기에 재밌다. 하지만 더 재밌는 일은 한 수업에서 같은 주제로 글을 쓰게 될 때 일어난다.
우선, 나의 영혼과 나의 손가락을 갈아 넣어 글이 탄생한다. 비슷하게, 다른 사람들이 영혼을 불어넣은 글이 완성된다. 그런 뒤, 서로의 글을 읽거나 발표를 듣게 된다면, 같은 주제임에도 전혀 다른 글이 나온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빛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이 쓴 글을 보면,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글의 내용에 공감하거나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때론 나의 글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A라는 방식으로 표현했는데, 누군가는 B라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러다 보면, 괜히 나의 글에 회의를 느끼며 B 방식으로 글을 쓸 걸 그랬나 후회하기도 한다. 나의 글을 믿지 못하는 나다.
그렇게 만들어진 서로의 글은 모두 개성이 있는데, 교수가 그 글을 평가하여 점수를 매기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수업의 현실은 조금 슬프다. 내가 교수가 된다면, 글로 점수를 매기는 수업은 안 하고 싶다. 다른 이들의 글이 모두 각자의 아름다움이 있는데, 어떻게 평가한단 말인가. 물론, 글의 짜임새나 부가적인 요소들도 고려해서 점수를 부여하지 않을까 추측한다.
나는 물론 글의 매끄러움과 완결성, 표현력이 매우 중요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은 점점 실력이 늘겠지만, 전달하고 하는 의미는 글만 계속 쓴다고 좋은 의미를 지니기는 힘들다고 본다. 그 글을 쓰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이해하고, 그 마음이 우러나와야 글을 통해 표현될 수 있다고 본다.
글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글에 담긴 의도와 의미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정답과는 거리가 멀다고 믿는다. 하지만, 글마다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면, 표현의 깊이와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 나는 그 글을 정답이라고 감히 여겨봐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