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감각

에세이

by 이태민

나는 시계에게 모순적인 요구를 한다. 붙잡고 싶은 주말이 나를 버리고 떠나면, 나는 월요일이라는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 오지 말라고 간절히 부탁해도, 월요일은 나를 그리워하며 어김없이 항상 찾아온다. 아무래도 차갑게 돌려보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난 시계에게 최대한 빨리 시침을 돌려 금요일 저녁이 오길 부탁한다. 토요일 오전보다 금요일 저녁이 조금 더 행복하다. 사고 싶던 물건을 택배로 받는 순간보다 그 택배를 기다리는 순간이 더 설레는 법이다.

그런데 막상 금요일이 오면, 반복적인 하루들 때문인지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평일이 빨리 지나갔음에 슬퍼진다. 나에게 평일은 무척 힘들기도 하지만 배움도 많이 얻는 기간이다. 그렇게 난 또다시 시계에게 아주 조금만 천천히 째깍거리길 요구한다. 나는 참 모순적이다.

인생 전체로 보면, 내가 왜 벌써 20살인지 의문이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10대였는데, 자고 일어나니 숫자 1은 도망가고 어색한 2가 지키고 있다. 특히, 나랑 초·중학교를 같이 나온 친구를 만날 때면 시간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다. 추억을 팔며 회상하는 나와 친구들은 자주 학창 시절로 회귀하길 꿈꾸기도 한다.

시간을 제대로 감각하는 일은 어려운 것 같다. 너무 빠르기도, 너무 느리기도 하다. 무심한 듯 흘러가는 시간은 도통 배려하는 마음씨가 없어 기다려주질 않는다. 말이 안 통하는 시간과 슬기롭게 지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어진 하루하루를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일이 나의 방법이다. 그러다 보면 나는 시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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