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처음엔 네가 무너지길 바랐다. 이런 이야기를 너에게 꺼내진 않았다. 아니, 나만 느꼈을지도 모른다. 난 너와 경쟁하고 있었다. 넌 모든 면에서 나와 비등하다고 느꼈다. 사실 아니다. 넌 나보다 더 뛰어난 것 같았다. 인기가 없을 수 없는 멋진 외모에 예리한 지성도 가지고 있었다. 인기 있는 유행가를 피아노로 칠 수 있었고, 누군가와 대화도 능수능란하게 해냈다. 시험을 봐서 망했다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으로 전혀 망하지 않았던 점수를 받는 너였다. 문학적인 감수성도 풍부하여, 나이에 맞지 않는 아름다운 시를 쓰곤 했다. 내가 가진 강점이 무엇인지 망각할 만큼 넌 빛났다. 그런 너의 빛이 꺼지길 꽤 오래 바랐다. 이젠, 네가 더 빛나길 응원한다. 너에게 질투라는 감정을 더는 느끼지 않는다. 너의 길을 따라가겠다는 의미도 아니다. 난 나의 길을 걸어가겠다. 대신, 네가 가진 장점을 나도 가져야겠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네 덕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이젠, 내가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감을 잡았다. 그러니 아주 먼 미래에 다시 반갑게 만나자. 그때 만난 난 충분히 나의 길로 걸어가서 멋진 성장을 이루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