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조그마한 전구들로 얽히고설켜 있는 크고 작은 트리들이 길을 빛내고, 산타할아버지를 기대하는 노래들이 울려 퍼지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길거리에 나와 연말의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정말 한 해가 끝나간다는 걸 실감한다.
산타를 보니 추억이 떠오른다. 어릴 적 난 산타를 철석같이 믿었다. 어린이집을 다녔을 때, 산타가 파란색 트럭을 타고 왔어도 산타를 믿었다. 루돌프가 아프거나, 썰매가 고장 났다고 믿었나 보다. 엄마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사정이 있었을 거라던 기억이 있다. 산타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을 받으며, 할아버지가 가진 특유의 크고 복슬복슬한 흰 수염을 만지고 싶었던 과거의 내가 생각난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산타를 믿었다. 이브가 되어 선물을 배달하느라 출출할 산타를 위해 엄마에게 부탁해 머핀을 굽기도 했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는 루돌프를 위해 당근을 준비해 두기도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24일에 잠들면(어릴 적엔 오후 8시면 자러 갔다.) 집에 설치했던 트리 아래에 산타할아버지가 두고 간 선물과 편지가 놓여있었다. 그 산타할아버지가 아빠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아빠는 동심을 지키기 위해 글씨체를 다르게 써서 편지를 적어두셨다. 평소에 가지고 싶어 했던 물건은 무엇인지 파악을 해두신 후 포장까지 해서 이쁘게 두시곤 했다. 머핀도 몇 입 드시며 루돌프를 고려한 나의 마음 덕분에 아빠는 생당근을 몇 입 우걱우걱 드셨다. 나는 나의 아빠 같은 자상한 아빠로 살아가며 자녀를 키우는 모습이 목표이자 로망이다.
동심을 지키는 일은 멋진 일이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지켜주기에 어린아이들은 어릴 적 기억을 추억으로 간직하며 살아갈 힘을 얻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다음에 자녀가 생긴다면, 최대한 오래오래 동심을 지켜주고 싶다. 그로 인해 아이들이 행복해한다면, 이 정도 선의의 거짓말은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