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전속력으로 달려도 따라갈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물건인 핸드폰을 꽉 쥐고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편리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나를 돕는 똑똑한 사물들이 늘어나면서 시공간적 제약이 감소한다. 이런 효율성이 높아지는 건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스마트폰 같은 기술 발전의 산물을 사용하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은 얻었지만, 동시에 나는 똑똑한 기기들을 사용하는 바보가 되었다고 느낀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포털사이트를 로그인해야 하는 날이 있었다. 노트북에 항상 자동으로 나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억해 주는 멋진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기에 로그인은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컴퓨터에서 로그인을 시도했다. 네이버 메일에 내 발표 자료를 저장해 두었는데, 내가 네이버 메일 비밀번호를 까먹는 상황은 내가 예상한 상황이 아니었다. 너무 당황했지만, 나는 항상 2번째 계획을 준비해 두는 성격이라 다행히 상황을 잘 넘어갔다.
발표를 잘 마치고 집에 와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별로 없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옛날에는 각자의 주머니에 핸드폰이 없던 시절, 전화번호를 모두 외우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존경스럽기도 하다. 지금 시대에서는 그런 정보들을 기억하는 일은 꽤 힘들어 보인다. 똑똑한 물건들에 의존하면서 나는 점점 기억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어쩌면, 나의 기억력과 편리함을 교환한 느낌이 든다. 점점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점점 더 무능력해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시대도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그래도 조금은 경각심을 가지고 기술에 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