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만나요

에세이

by 이태민

무언가 반복되면 사람은 그 대상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처음 만난 누군가와 자주 만나면 일반적으로 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일을 예시로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다음에 만나자며 떠나가는 순간은 익숙해지기 어렵다. 특히,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는 누군가라면 더 어렵다. 조금의 씁쓸함과 허무함, 아쉬움, 미련이 뒤섞여 반죽기를 돌리면 ‘시간’이라는 반죽이 탄생한다. 그 반죽을 오븐에 넣어 구워본다면 아주 빠르게 팽창한 빵이 탄생한다.

누군가와 이별하는 순간, 시간이 커피가 쏟아지는 속도만큼 빠르다고 느낀다. 지금 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느끼지만, 생각보다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린다. 이러다간 금세 백발의 노인이 되어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하나둘 먹는 게 이제는 조금씩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다음에 만나요~”라며 인사를 건네는 건 말만 쉽다. 그 말속에 담긴 미묘한 감정들을 몇 글자로 표현하기란 참 어렵다. 익숙한 공간과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필요하기도 하지만 별로 마음에 들진 않는다. 다음에 만날 수 있다는 보장을 누가 해주겠는가?

그런 의미로, 현재의 순간순간에 집중하는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과거가 되어 미련이 남는 건 어떻게 살아도 존재할 듯싶다. 그럼에도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 아니겠는가? 역시 인생이란 쉽지 않다.



(2025년, 나와 함께 수업들 들었던 이들, 나와 함께 근로했던 이들, 그밖에 잠시 머물다 지나간 모든 이들에게 감사와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에 미안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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