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다 다쳐

에세이

by 이태민

약속 시간 10시 30분. 시간에 맞게 도착하려면 최소 10시에는 집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 현재 시간은 9시 40분. 머리도 감아야 하고, 옷도 입어야 한다. 아뿔싸. 배도 조금씩 아파지고 있다. 급하게 화장실을 다녀오고 머리를 말렸더니 시간은 9시 58분. 2분 안에 옷을 다 입고 준비를 마쳐야 한다. 햇볕도 강해서 선크림도 발라야 한다. 급하게 바지를 입고, 셔츠의 단추를 채우는 데 서두르다 보니 단추를 하나씩 위로 잠가서 맨 마지막 단추가 갈피를 못 잡고 혼자 남아있었다. 결국 정신이 나가게 된다. 최선을 다해 서둘러서 나왔더니, 교통카드를 또 깜빡해 버렸다.


무언가 다급한 상황이 되면 누구나 급해지기 마련이다. 괜히 시간을 단축해 보려고 몸을 빠르게 움직여보지만, 그럴수록 아래에 놓여있는 사물을 보지 못해 발이 걸릴 수 있다. 마음도 똑같다. 정신없게 움직이면 나의 정신이 진짜 없어지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평소라면 생각할 수 있는 일들을, 마음이 급해지면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조급한 마음은 오히려 시간 효율을 줄이게 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오히려 차분한 마음을 가지는 모습이 좋다고 믿는다. 다만, 말로만 쉽지, 실천하기는 어렵다. 아직 도를 덜 닦았나 보다. 내공이 쌓인다면 언제나 고요한 호수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때로는 파도를 거스를 때도, 때로는 파도에 탑승하여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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