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씹

에세이

by 이태민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특히나 더 ‘읽씹’에 정신적인 고통을 많이 받는다. ‘읽씹’은 문자를 읽고 답하지 않는 걸 의미한다. 한두 번 실수로 읽고 답장을 깜빡할 수 있고, 깊게 고민해야 할 상황으로 인해 답장을 못 할 수 있다. 다만, 반복적으로, 그리 특별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읽씹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나는 답장이 오지 않는 일로 머릿속에서 난장판 토론이 일어난다.


우선, 읽는 행위를 했음에도 어찌 되었든 답을 주지 않았다는 건 조금은 예의가 없다고 본다. 기분이 상하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내 머릿속은 정신이 없어진다. 내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듯한 문자를 보냈는지, 내가 놓친 부분이 있는지 걱정이 시작된다. 답장이 없는 행위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방법이다. 생각할수록, 그 이유 말고는 답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혹은 상대방이 답장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지도 모른다는 많은 가정을 세우며 갑론을박 토론이 시작된다. 그렇게 시간이 훌쩍 가버린다. 답이 없는 행위에 나의 하루가 답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걱정으로 인해 그날은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다.


읽씹 하나로 인해 누군가의 하루가 괴로울 수 있다. 그러니 부디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다가 읽씹을 한다면, 그 사람에게 미움을 살지도 모른다. 혹시나 실수라면, 사과의 말을 건넬 필요도 있겠다. 문자 하나로 이런다니 유난일지도 모르지만, 현실에서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행위가 비슷하다. 그렇다면 분명 조금은 기분이 나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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