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보면 어때?

에세이

by 이태민

여러 사람과 함께 세계의 문화유산 이야기에 관한 글을 읽고 있었다. 문득 그 중 한 명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사람이 만든 문화유산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냐고 말이다. 나를 포함한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경이롭다, 찬란하다, 신기하다는 등 예찬하기에 바빴다. 질문을 투척한 사람은 이런 말을 건넸다. 선조들의 유산을 아름답게만 볼 수 있을까?


문화유산을 만들려면 어떤 요소가 필수적일까? 계획을 마치고 재료와 자본을 마련하면 노동력을 통해 완성해야 한다. 과거에는 합리적인 대우를 받으며 일하지 못했기에, 하층민의 노역을 통해 완성된 구조물들이 여럿 존재한다. 그런 걸 알기에, 당연하게 느낀 질문의 의도는 이런 남겨진 유산을 아름답게만 바라볼 수 없다는 의미였다. 빛나는 건축물들이 사실은 수많은 사람이 고난과 역경을 넘겨 그 끝에 완성한 구조물이었다.


단순하고 당연하게 생각한 부분에서 새로운 시선을 인지하니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더 이상 오래된 산물들을 봐도 그리 멋지게만 느껴지진 않는다. 오랜 역사를 간직할 수 있는 유산을 만든 이들에게 존경의 마음 담아 보낸다. 문화유산을 미련이 남은 듯 지켜보던 이들의 모습이 조금 이해되기도 한다. 아름다움만 간직하기에는 품고 있는 가치가 너무 컸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마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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