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당신을 이해하길
포기했습니다.

2화 | 에세이

by 이태민

나는 한때 누군가를 아주 잘 이해하는 편이라고 믿었다. 누군가의 아픔에, 누군가의 기쁨에, 누군가의 행동에 잘 공감한다고 믿었다. 비록 내가 공감하기 어려워도 말이다. 그렇게 나를 맹신한 채 많은 이의 삶에 간섭하며 살았다. 무책임하게 어설픈 공감으로 누군가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과거에 어떤 행사에서 무언가 잘못된 일이 발생한다면, 행사를 진행하는 이들을 원망하고 야유했다. 그것밖에 못하는지, 왜 이렇게 꼼꼼하지 못하는지 등 좋지 않은 말들을 했다. 그 이후 수많은 행사를 진행하는 학생회와 방송부를 거친 후 대학교에 와서 MT를 총괄하며 그 생각은 변하게 되었다.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이해관계와 상부와의 갈등, 예산 부족, 진행하는 이들과 무관한 곳에서 발생한 일을 뒤집어쓰는 상황 등. 꽤 억울한 일들이 많다.


중학교 때는 영상 매체를 통해 왜 고등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졸고 있는지, 쉬는 시간에는 왜 잠을 자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중학교 때 단 한 번도 졸거나 잔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게까지 피곤할 이유는 없다고,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며 중학교를 졸업한 후, 졸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 당시에 졸지 않으려고 볼펜으로 손과 허벅지를 찌르고, 꼬집고, 앞자리에 앉고, 고카페인 음료를 들이부어 마셔도 잠과의 싸움에서 항상 패배했다. 온갖 도구를 활용해도 이길 수 없는 벽이었다. 그제야 고등학생들이 왜 그렇게 피곤해하는지, 왜 맨날 오뚝이처럼 꾸벅거리는지 이해했다.


많은 경험을 예금을 들어놓은 것처럼 차근차근 모아가며 나는 누군가를 이해하길 포기했다.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그 대신, 누군가가 보여준 모습을 존중하기 시작했다.


‘남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이 말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핵심이 1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의 신발을 신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어보고 1마일(약 1.6km)을 걸어봐야 한다는 2가지 의미가 담겨있다고 본다. 나는 이를 곧 어설픈 공감과 이해로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라고 해석한다. 그렇게 나는 나를 제외한 다른 누군가를 단 한 명이라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믿게 되었다.


살다 보면, 누군가를 이해하기 참 힘든 순간들이 많다. 나는 이제,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굳게 믿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누군가의 선택에 참견하지 않고, 나에게 조언을 먼저 구하지 않는 이상 첨언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옳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누군가가 내린 결정의 이유는, 지금까지 한 수많은 선택의 인과관계로 쌓은 그 사람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책을 쓰는 것이 아닌 이상 다른 이의 그 선택, 그때의 감정과 같은 경험을 온전히 알 수 없다.


물론, 모든 선택을 존중하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생각해도 옳지 않은 선택이 실제로도 옳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점은 누군가를 이해할 수 없을 때, 최소한 존중하려는 시도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회는,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는 앞으로 최선을 다해 응원하고 존중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니, 조금 논란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말해보겠다. 당신의 인생에 누군가 의문의 물음표와 반박의 느낌표를 던져도, 당신의 삶을 살아가라고. 당신의 인생은 당신만 살았다고. 누군가 당신을 재단하려 던진 그 말은 죽은 말이라고.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선택 중 단 하나라도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당신은 없다고. 그대의 여정을 가깝고도 먼 내가 하늘을 동경하듯 응원하고 있다고.



p.s.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아이유 – I stan U’라는 곡이다. 내가 한 해석으론, 누군가의 삶을 한 영화라고 한다면, 관객이 되어 주인공을 응원하는 모습을 담은 곡이라고 본다. 나는 열렬한 관객이 되어 주인공인 당신이 보여주는 무대를 보며 주인공의 승리를 응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