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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턍규 Oct 21. 2023

책 사 모으기 쟁이의 비겁한 변경과 고뇌

아이들을 위해 집에 책은 몇 권이나 있어야 할까?

 “Home Library의 중요성”


  집과 회사 곳곳에 쌓아둔 책 중에 얼마를 읽었을까? 나는 평생 몇 권의 책을 읽었고 남은 내 삶 동안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을까? 집 안에 있는 물건 중 가장 큰 부피와 무게를 차지하는 책은 얼마의 기회비용을 만들어 내는가?


  2023년 9월 기준으로 국민 평형 전용 84㎡ 서울 아파트 매매가 평균이 10.4억이라는데, 아파트 방 세 개 중 절반가량을 책으로 채우고 있다면(전체의 1/6), 결국 1.7억의 현금 다발을 책장이 깔고 있는 것일까? 책을 사 모으는 취미는 얼마의 쓸모와 얼마의 낭비를 가져오는가? 


  독서쟁이, 정확히는 책 사 모으기 쟁이들에게 늘 고통스러운 질문이다!



  (2018년 연구의 결론)
 
집 안에 있는 책이 80권 이상 350권 이하일 때 자녀의 교육 성취도가 가장 많이 늘어난다. 다만 350권 이상부터는 추가적인 교육 효과가 미미하다. 가정 내 도서관(Home Library)의 크기는 자녀의 인지, 수리, 문제 해결 능력에 선형적 영향을 미치며 이는 평생 지속된다.


 Adult numeracy, literacy and ICT problem solving skills by home library size in adolescence

https://www.yna.co.kr/view/AKR20190122121400797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1018023003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1810242026005


https://ppss.kr/archives/179017



   즉 Home Library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신문에서 보고 스크랩해 두었다가 원본 논문을 못 찾았는데, 곧 있을 이사를 앞두고 다시 찾아봤다. (가정 내 도서관에 있는 책을 부모와 자녀와 함께 읽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집 안에 책을 쌓아 놓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지적 능력을 높일 수 있다. 그것도 평생 지속되는.


  긴 숨을 내쉬며 안심한다. 아내는 몇 달간의 깊은 고민과 인테리어 가상 배치 끝에 곧 이사할 새집 곳곳에 슬라이딩 서재를 두어 만화책부터 철학 서적까지 복잡하게 구성된 우리 집안의 책을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해법을 찾아냈다. 나의 종교는 나의 아내이다!


 또 동시에 집 안에 350권이 훌쩍 넘는 책을 보면서 ‘과유불급’을 다시 되새긴다. 반성도 잠시, 고전학자 혹은 한문학자라기보다는 그 자체가 뛰어난 작가인 정민 교수님의 산문집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삭제했다를 반복하며 복잡해 지는 나를 보면서, 내 평생 가장 큰 사치인 책 구매를 오늘도 생각하고 반성하고 또 뿌듯하다 느껴 본다.




  Sikora, Joanna & Evans, M.D.R. & Kelley, Jonathan. (2018). “Scholarly culture: How books in adolescence enhance adult literacy, numeracy and technology skills in 31 societies”, Social Science Research, vol. 77, pp. 1-15.  [Link] [Link]



[3가지 가설]


  ■ 가설 1: Diminishing returns with greatest gains at the bottom. (저층부에서의 변화가 가장 큰 결과를 얻는다.) : 성인 문해력, 수리력 및 ICT 문제 해결 능력은 가정 도서관이 큰 규모에서 작은 규모로 성장할 때보다 작은 규모에서 중간 규모로 성장할 때 더 많이 발달한다.
  ■ 가설 2: Direct literacy benefits of growing up in scholarly culture. (학구적인 문화에서 성장하면 문해력에 직접적인 이점이 있다.) : 청소년기에 더 큰 규모의 가정 도서관에 노출되면 성인의 교육 및 직업 성취도가 향상되지만, 부모 교육 또는 응답자의 성인기 성취도에 따른 문해력, 수리력, ICT 기술력도 향상된다. 숙련도에 미치는 영향은 문화 자원이 자의적인 신호를 부여한다는 문화적 재생산 주장과는 상반된다.
  ■ 가설 3: Life-long cumulative benefits of scholarly culture. (학술 문화의 평생 누적 혜택): 청소년기에 더 큰 규모의 가정 도서관을 이용할수록 문해력, 수리력 및 ICT 기술을 유지하는 성인이 된 후에도 이러한 활동과 무관하게 일상적인 업무 외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도록 자극함으로써 성인 인지 능력에 도움이 된다.



[결론]


  “우리의 연구 결과는 가설 2에서 예상한 것처럼 청소년기 책 노출이 문해력, 수리력, ICT 기술을 아우르는 장기적인 인지 역량을 키우는 사회적 관행의 필수적인 부분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역량은 교육 및 직업적 성취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가설 3에서 예상한 바와 같이 성취도와 관계없이 문해력과 수리력을 향상하는 평생 일상 활동의 토대를 마련한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31개 나라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 가정 내 도서관의 크기는 인지, 수리, 문제 해결 능력에 선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평생 지속된다는 것이다. [한계] 물론 우리의 데이터는 학구적 문화에 대한 단일 지표(여러 지표가 아닌)만 가지고 있고, 후향적 데이터는 완벽하게 신뢰할 수 없으며, 주요 지표에는 측정되지 않은 가족 배경의 이질성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결함을 보완할 수 있는 데이터로 이 분석을 반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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