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상처받았을 때

내가 시편을 소리 내어 읽는 이유

by 수움 Sooum

살다 보면 사람에게 받는 상처가 가장 깊고 아프다. 회사 생활을 하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날 때, 뭐라 설명이 안될 만큼 괴롭고 고통스러워서 그저 기도하고 성경책을 읽곤 하였다.

마음이 가장 시끄러운 날에는 시편을 읽는 것이 좋다. 시편은 눈으로 읽기보다 입으로 소리 내어 읽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내 목소리의 울림을 느끼며 한 자 한 자 내뱉다 보면, 어느새 시편의 저자인 다윗의 감정에 동화된다. 기도가 아니라 마치 내 안의 울분을 토로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렇게 읽다 보면 성경 속 인물 중에 하나님께 제일 신실했던 인물로 꼽는 다윗왕, 오랜 시간 동안 왕위를 이어온 왕조차 나와 같은 마음이었구나, 하나님 앞에서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는구나 하고 위안을 얻을 수 있다.

하루에 6편씩, 한 달 동안 150편의 시편을 소리 내어 채우고 나면 어느새 감정 정리가 되어있고, 어지럽고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웠던 내 머리가 말끔해진다.

시편의 구절을 살펴보면 이렇다.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 다윗은 왕이 되기 이전 사울 왕에게 쫓기는 삶을 살았다. 하나님께서 사울의 불순종으로 다윗을 다음 왕으로 삼으셨기 때문이다. 다윗은 사울을 왕으로 극진히 모셨었는데 사울에게 쫓기며 억울하고 무섭고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께 ‘원수들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해 달라’, ‘그들이 풀잎처럼 시들게 해 달라’ 등으로 처절하게 호소하며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쏟아냈다.

나 역시 다윗처럼 기도한다. 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에게 직접 복수하는 대신, 그 정의의 호소를 하나님께 맡겨버린다. 그들은 하나님의 정의대로 심판받을 것이라고 믿으며 내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선한 저주이자, 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감정을 쏟아내고 나면,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긴다. 미운 감정에 잠식되어 한없이 무기력해지는 날도 있지만, 그 감정마저 하나님께 맡기면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아진다. 일보, 아니 반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를 아프게 했던 기억들, 그리고 사람들. 이제는 내 마음에서 기꺼이 놓아주려고 한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