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은 어떻게 소통하고 무엇을 느낄까

9년의 직장생활, 내 몸의 가시를 받아들이는 시간

by 수움 Sooum

청각장애인은 어떻게 소통을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

청각장애인은 저마다의 소통방식이 다르다. 물론 범주를 크게 나누자면 수어, 구화 등으로 나뉜다. 수어도 국제 수어, 자국 수어로 나뉘며 구화뿐만 아니라 필담, 문자 통역 등으로 나뉜다. 수어를 쓰는 청각장애인은 농인, 구화를 쓰는 청각장애인은 청인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100명이 있다고 치면 100명 다 들리는 정도와 발음이 다 다르다. 성격이나 성향 또한 남들보다 안 들린다고 해도 비장애인처럼 똑같이 각자가 타고난 것이 있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며 다양하다.

나 같은 경우 귀 한쪽은 보청기, 다른 한쪽은 인공와우를 착용하며 소통을 한다. 선천적인 장애인이고 나는 어릴 때부터 조용한 아이로 자라왔다. 나의 조용하고 내성적인 모습은 장애의 영향일 줄 알았는데 나이를 먹고 생각해 보니 나의 타고난 성향임을 시간이 흐른 뒤 깨달았다. 역시 청각장애인인 내 동생은 나와 달리 밝고 쾌활하다.

나도 남들과 다르지 않게 초중고와 대학교, 직장생활을 거치면서 가족, 친구, 회사 사람들과 소통을 하였다. 나에게 소통은 늘 생존의 문제였기에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온 힘을 쏟았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구나라는 것을 회사 다니면서 많이 느꼈다. 직장 내에서 인간관계가 제일 힘들었다.

나와 같이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착용하는 청각장애인은 아무리 재활하고 훈련해도 어음분별력이 비장애인보다 낮다. 소리가 들려도 정확히 뭐라고 하는지 불분명한 것이다. 회사 사람들은 내가 잘 안 들린다는 것을 알고 목소리를 크게 해서 얘기해 주시는데 사실 사람들마다 목소리 주파수, 발음, 발성, 말의 속도 등이 다 다르다. 각 사람의 언어체계를 나의 귀와 뇌가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은 천천히 얘기해 주세요. 제가 다시 한번 말씀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해 부탁 드립니다. 하고 말씀드린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인지라 처음에는 신경 써주다가도 사무실 안에서는 작게 얘기하는 사람이 많아서 못 알아들을 때가 많다. 또 밥 먹을 때는 카페나 식당이 시끄러워서 팀이랑 같이 밥 먹을 때 조용히 있을 때가 많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외가 되고 혼자 신경을 쓰게 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별히 나를 괴롭힌다거나 나쁘게 대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내가 신경 쓰인다거나 뒤에서 수군거림이 있다는 것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회사 업무도 바쁜데 부서나 팀에서 나를 소외하는 사람이 있으면 상처도 많이 받고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억울하고 분하고 고통스러웠다. 원망할 대상을 찾기도 했는데 부모님을 원망하다가도 부모님은 아무 잘못 없으시지 하고 하나님을 원망했다. 정말인지 많이도 원망했다.

오랜 시간 동안 그 시간들을 버티고 번아웃이 오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지만 9년 간의 경력이 결코 아무 의미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도 배우는 점이 많았고 감사한 부분도 많았다. 힘들고 괴로운 시간들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좋았던 시간과 좋은 분들이 더 먼저 생각난다.

나를 깊이 이해하고 알아가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통해 내가 행복한 일을 하고 싶다. 신체적인 가시가 있어도 그게 뭐가 문제가 되는 양 이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고 서로 진심으로 배려하는 사회가 되길.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더 따뜻하고 반짝이는 인생을 살아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