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나는 점심시간에 빠른 처리를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남의 일 보듯 같은 팀의 팀원들은
밥을 먹으러 갔다
참으로 진귀한 광경이었다
이런 사용자 불편의 장애 상황을 방치하고
밥이 넘어가다니
그들에게는 일의 목적도
왜 일을 하냐는 사명감을 묻는 것도 사치이다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도
본인이 직접 일을 해결하려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업체를 불러대기 바쁘고
실질적으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남은 정년 4년 동안 안정된 급여를
지급받기 위해 다니는 이 직장을 취미로 다니는 사람
그리고 기존의 프로세스에 매몰되어
자기 손으로 일을 하려 하지 않는 이들과
한 팀이라니 정말 한심한 팀이다
참으로 재미있는 곳이다
일하지 않고 놀기 딱 좋은 곳인데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데
나만 이방인처럼 일을 사서 하고 있다
내가 봐도 참 희한하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기질이니 어쩌겠는가?
밥값도 못 하는 이들이 밥을 찾을 때
사명감으로 장애 대처를 완수하는 기분
결국 오늘도 난 나의 신념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