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됨과 단조로움

격리 8일 차 생각

by Bird

격리된다는 나를 가둠으로써

나의 무질서함과 불 완전성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하나의 종착지로 수렴한다는 것과 동일하다


격리되어보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나는 생각보다 과대평가되어있는 부분이 많고

살아가기 위해 또는 살아남기 위해

부풀려왔던 내 모든 것들이 결국 단조로운 일이었음을

살려고 애써왔던 내 모습에 측은함을 느낀다


그리고 살면서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생각했지만

정작 내게 필요한 건 몸 뉘일 공간 씻을 수 있고

적당한 먹을거리만 있으면 되고

심지어 조금만 더 주어져도 소화조차 시킬 수 없는

나약한 육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헛된 욕심 헛된 욕망

거짓된 욕심 거짓된 욕망

이 모든 것들을 내게 체계적으로 덧 씌워

나를 프로그램화 한 시스템과 매스컴

결국 이런 것들이 덧씌워져 난 본연의 나일수만은 없었다


꼭 화려하고 빛나야만 삶이 아니다

벚꽃이 지고 잎사귀가 돋아나듯이

다 모두 제각각의 의미가 깃들어있다


무능함과 유능함은 크게 다르지 않고

바보와 현인도 크게 다르지 않고

미치광이와 천재도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다


사회적 관념에 사로잡히면

창 살이 보이지 않는 격리된 곳에서

나는 박제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살아있는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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