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과 여유

메우려고도 메꾸려고도 하지 말자 (격리 9일차)

by Bird

삶에서 제대로 나를 돌아보며 쉰 적은

별로 없었다


휴식과 여가라는 틈을

추억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들로 채우려 했었다


지금 돌아보니 가구와 벽 사이가 너무 붙어있으면

곰팡이가 생기듯이 너무 틈 없이 살아온 나에게

돌아보고 돌이키며 살아가라고

격리라는 여유를 준 것은 아닐까?


무언가 꽉 차 있는 건 뭔가 부담스럽다

어릴 때 좋아 보이던 것들이 나이 들고 생각해보니

부자연스럽다


그냥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나로서 살아가면 되는데

틈이 흠이 될까

틈도 보이지 않고 틈도 주지 않으며

숨 막히게 나를 옥좨왔던 생활들이 덧없게만 느껴진다


최대한 숨 쉬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뤄가며

나를 위해 살아가야겠다


틈이 있어도 나고 흠이 있어도 나고

틈을 보여도 난 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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