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확진자로 격리되어 있은지
10일 차 아무런 검사 없이 난 퇴소되었다
격리되었을 때도
격리된 공간에 머물 때도
내가 왜 격리되었고
지금의 내 상태는 어떤 것인지
퇴소되었을 때도
앞으로 어떻게 진행하면 되는지
그 어떤 세부적인 설명들은 없었다
구글링을 통해 알음알음 모은 정보들을
조합하고 구체화하여 내 상태를 추정해 볼 뿐이다
무증상 확진자는 어찌 보면 피해자임에도
가장 억울한 피해자가 아닐까?
나로 인해 주변인이 감염되지도 않았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는 문자를 받고
스스로 선별 검사소에서 검사를 진행하고
주어진 프로세스에 순응하여 스스로 격리된
참 순응적인 피해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곳에서도 나보다 남을 그리고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진 않았을까를 걱정하며
정작 나를 살피진 못했다
어쩌면 내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난 그걸 자각하지 못하고
내가 가장 큰 가해자가 된 듯한 착각 속에
머물러야만 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난 내 시간과 내 자유를 담보 잡히고
회사에서 낙인까지 찍힌 몸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내게 내 상황과 상태를 알려주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내가 잘 찾아서 알아서 내가 중심을 잡고
격리 이후의 삶을 추슬러 가야 한다
재난 상황 속 피해자들이 항상 그렇듯
일상으로의 복귀가 두렵다
경험하기 전 까진 알지 못했다
이젠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을 듯하다
남은 삶을 꾸려가야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