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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rd Jan 03. 2022

바보 같은 삶

모든 건 나의 문제

공중화장실로 간 나

더러운 변기를 보고

내 안의 화가 끓어오른다


그 화를 참지 못하고

서둘러 나오려 하는 통에

공중화장실 문의 옷 걸쇠에

이마를 찧고 말았다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물을 제대로 내리지 않고 간 이를 탓할 수도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옷 걸쇠를 탓할 수도

피나는 이마를 부여잡고 이마를 두 바늘이나

꿰맨 다음에야 이 모든 건 나의 기질 탓인 것을

자각할 수 있었다


불현듯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많은 부분들이 나의 문제는 아닐까?


결국 자신으로 비롯된 많은 문제에도~

남의 문제라고 여긴 게 아니었을까?

근데 돌이켜보면 그건 문제가 아니라

원래 그 자리에 놓여있던 것이 아니었을까?


바보 같은 삶 속에서 결국 난 내가 투영한 삶 속의 문제들을

모두 남을 탓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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