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르는 존재들이 나에게 이름을 붙인다
물고기 물에 사는 고기
난 원래 물에 살았다
내 존재 자체는 물고기는 아니다
생선 따위도 아니다
나를 소비하는 주체들이 내게 이름을 붙였다
배
나는 태어날 때부터 목적성이 있었다
인간을 태워 바다로 가기 위한 목적 기반으로
설계되었고 그렇게 동작한다
인간은
물고기에 가까울까
배에 가까울까
자꾸 나를 목적성을 가지고 보지 말자
나는 태어날 때 그 자체가 고귀한 존재였다
인간이라는 글자적 속성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지만
그것만으로 내 존재를 규정할 순 없다
난 때로 물고기이기도 하고
배이기도 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상 중에
나는 어쩌면 존재하는 것일지도
존재하는 게 아닐지도 모르는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