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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직장생활

무능한 부장의 시대

무능함의 민낯과 D

by Bird

회사라는 조직은 흔히 치열한 전쟁터에 비유된다.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전략과 전술을 통해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어느 날, 이 전쟁터에 갑작스럽게 외부에서 한 부장이 영입되었다. 그의 등장과 함께 회사의 분위기는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대가 있었다. 외부에서 온 인사라면 새로운 시각과 경험으로 조직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전략도, 전술도 없이 단지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는 데 급급했다. 회의 자리에서는 늘 애매모호한 말만 늘어놓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직원들에게 떠넘겼다. "이건 여러분이 알아서 해야죠."라는 말은 그의 단골 멘트였다.


무능함의 민낯


그의 무능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명확해졌다. 실적이 떨어지면 그는 책임을 부하 직원들에게 돌렸다. "여러분이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라는 말로 모든 문제를 덮어버렸다. 반면, 좋은 결과가 나올 때는 자신의 공로로 돌렸다. "제가 이런 방향성을 제시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라고 말하며 자화자찬을 멈추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조직 내에서 능력 있는 사람들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불편해했고, 그들의 성과를 깎아내리며 평가를 낮췄다. 결국, 그들은 하나둘씩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고가 D"라는 낙인은 그의 손에서 내려진 처형 도구와 같았다. 직원들은 그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며 창의성과 열정을 잃어갔다.


떠나는 사람들, 남겨진 조직


회사를 떠나는 동료들을 보며 남아 있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웠다. "왜 이런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자리를 비울수록 조직은 점점 무기력해졌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도전하지 않았고,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는 데 급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장은 여전히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믿었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아첨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었고, 진정으로 회사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철저히 묵살했다.


희망은 어디에?


회사는 점점 침몰하는 배와 같아 보였다. 그러나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몇몇 직원들은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했다. "언젠가는 이 부장도 떠날 날이 올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버텼다.


조직은 결국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아무리 무능한 리더가 위에 있다 하더라도, 진정으로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상처와 손실이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마무리하며


외부에서 영입된 무능한 부장의 전횡 속에서도, 조직은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어디에서나 이런 상황은 벌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리더를 선택하고 어떤 문화를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실천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깨닫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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