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삶

모두가 갇혀있다

by Bird

이미 충분히 지친 사람들.

하루를 버텨낸 몸을 더는 쓰고 싶지 않아 시선을 접어 넣은 사람들. 휴대폰 화면은 그들에게 방패였다. 더 보지 않아도 되고, 더 느끼지 않아도 되는 얇고 안전한 막.


화면 속으로 고개를 숙인 얼굴들은 비슷했다. 무표정하거나, 과도하게 평온한 표정. 누군가의 넘어짐이나 신음은 알림처럼 스쳐 지나갈 뿐, 터치되지 않으면 사라지는 정보였다. 그들은 잔인해서가 아니라, 남아 있는 여력이 없어서 멈추지 않았다.


남의 일에 관심조차 주지 않는 사람들.

정확히 말하면, 관심을 주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들. 한 번 멈추면 하루가 더 무거워질 것을 알고 있었고, 한 번 손을 내밀면 책임이 따라올 것을 이미 배워버린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길은 계속 흘렀고,

그래서 어떤 사람은 바닥에 남았다.


그들은 영웅이 되기엔 너무 지쳐 있었다.

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소모된 사람들이었다. 더 강해질 여유도, 선해질 체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남의 일에 오지랖을 부려 보았자 돌아오는 것이 피곤뿐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감사보다는 오해가, 보상보다는 뒷말이 먼저 따라온다는 것도 경험으로 배웠다. 그래서 그들은 현명해졌다. 고개를 숙이고, 속도를 유지하고, 관계 맺지 않는 법을 선택했다.


그 선택은 비겁함이라기보다 현실 감각에 가까웠다. 세상은 선의를 보호해주지 않았고, 무심함은 늘 안전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는 단순한 진리가 그들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영웅이 되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영웅이 되려 한 적이 없다. 그저 오늘을 무사히 끝내고 싶을 뿐이다. 남의 인생에 개입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도 더 망가지지 않게 지키려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외면한 것은 타인이 아니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무게였다.

그리고 그 사실이 우리의 하루를 더 조용하고, 더 쓸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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