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적 속성
인간은 본래 외롭다.
혼자일 때만이 아니라, 둘일 때조차 그렇다.
사람 곁에 사람이 있어도 외로움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외로움은 부재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을 찾는다.
이미 결과를 안다. 새로움도, 구원도 없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손을 뻗는다.
그건 희망 때문이 아니라 확인 때문이다.
“아직 내가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는 존재인가”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 외로움을 없애려는 존재가 아니라,
관계를 통해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하는 존재다.
그래서 성숙한 인간들은 어느 순간 방향을 바꾼다.
타인을 통해 자신을 채우려는 시도를 멈추고,
자신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그 구조가 바로 공부와 운동이다.
공부는 생각을 정리하게 하고,
운동은 감정을 배출하게 한다.
둘 다 공통점이 있다.
타인의 반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혼자서도 완결된다.
성숙함이란 외로움이 사라지는 상태가 아니다.
외로움을 통제 가능한 에너지로 바꾸는 능력이다.
정답을 말하자면 이렇다.
인간은 외로워서 타인을 찾는다.
성숙한 인간은 외로워서 자신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깨닫는다.
외로움은 없애야 할 결함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라는 신호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