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식과 나의 하루 사이에서

나에겐 지극히 평범한 하루

by Bird

나는 그저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해야 할 일을 하고,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저녁을 맞는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다. 그런데도 어느 순간,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하루와는 전혀 다른 크기의 세계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어떤 곳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어떤 곳에서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본다.

누군가는 삶을 잃고, 누군가는 환하게 웃는다.


나는 그 어디에도 있지 않은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흔들린다.


나는 그저 버티고 있을 뿐인데, 세상 어딘가에서는 누군가가 역사의 한가운데 서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환한 조명 아래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가끔 설명하기 어려운 자괴감에 빠진다. 내가 너무 작게 살고 있는 것만 같고, 내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람의 마음은 원래 그렇게 큰 세상을 감당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원래

아침에 눈을 뜨고

따뜻한 밥을 먹고

가까운 사람의 안부를 묻고

작은 걱정 하나를 해결하고

저녁이 되면 피곤해지는 정도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도록 만들어진 존재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하루에도 수십 개의 나라를 오가며 살아간다. 화면 속에서 전쟁을 보고, 다른 도시의 축제를 보고, 낯선 사람의 삶과 이별을 함께 겪는다. 그러니 마음이 버거워지는 것은 어쩌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세상은 전쟁하는 사람과 축제하는 사람, 그리고 살아내는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은 세 번째에 속한다.

그리고 나도 그 안에 있다.


누군가는 역사를 만든다.

누군가는 축제를 만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오늘 하루를 만든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를 통과하는 일.

무너지지 않고 하루를 지나오는 일.

그 일은 생각보다 작지 않다.


어쩌면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세상의 소식을 너무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넓고, 나는 그 안에서 아주 작은 한 사람일 뿐인데, 나는 자꾸만 그 모든 것을 동시에 이해하고 느끼려 했다.


그래서 이제는 가끔 이렇게 말해보려 한다.


오늘은 세상이 아니라

내 하루만 살겠다고.


그 말은 세상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나는 여전히 특별하지 않은 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그 하루를 무너지지 않고 지나온 나 자신에게는

이제 조금 덜 미안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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