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

by 아빠

by typed thoughts

나이가 들수록 말이 줄어든다

그건 세상을 다 알아서가 아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선뜻 말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젊을 땐 나름 단호했다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했다

하지만 살아보니

그 사이에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한 것들이 많다


어느 순간부터

그런대로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네 말도 맞아


그러다 문득

감정에 비껴가듯 말하는

이런 애매모호함이

나를 보호하는 동시에

나를 뒤떨어지게

한다는 걸 깨닫는다


돌이켜보면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건

논리의 정확함이 아니라

감정의 진심이다

솔직히 말하고

담담히 털어놓을 때

비로소 대화가 통하고 마음이 닿는다


애매하고 모호한 말로는

마음을 전달할 수 없다는 걸

이제는 안다


분명히 말해야 한다

내가 느낀 대로

내가 생각한 대로

그게 틀려도 어색해도


괜찮다


정답보다 진심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오늘도 배운다






* "한두 글자 사전"은 아빠가 주로 쓰고 엄마와 딸이 거들고 딸이 편집하여 올립니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