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쩐 일로 아침부터 글감이 떠올라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완성하기에는 아침을 안 먹은 탓에 힘이 달려 이따가 마무리하기로 했다.
종일 밀린 일을 처리하고 집에 돌아와 방정리까지 마치고 책상 앞에 앉으니 다른 글감이 떠올랐다. 잊을세라 핸드폰 메모장을 열고 열심히 자판을 두들겼다. 글을 완성하려면 차분하게 앉아 집중하는 게 좋으니 샤워부터 하기로 했다.
샤워 중 새로운 글감이 떠올랐다.
오늘 아침에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받았던 이야기를 해도 좋겠는 걸?
매일 글쓰기인 만큼 메모해 둔 건 나중에 써먹고 제일 생생한 오늘 있었던 일을 쓰는 게 맞는 것 같아.
근데 남편 흉보면 안 된댔는데.
그럼 이렇게 풀어내서 결론을 이런 식으로 내면 되겠다.
술술 풀리는 거 보니까 오늘 글은 잘 나오겠다.
책상 앞에 다시 앉아 앰플과 수분크림을 꼼꼼히 바르며 브런치스토리를 열었다.
아, 무슨 이야기 쓰려고 했더라?
남편 이야기였던 것 같긴 한데.
흉보는 건 할 수 있겠는데, 결론을 어떻게 잘 포장하기로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
기가 막히게 훌륭한 아이디어였다는 것만 기억나네….
그럼 오늘 메모해 둔 것 중에 하나를 글로 완성하는 수밖에 없는데, 샤워하면서 떠올렸던 걸 꼭 기억해내고 싶다.
쓸 수 있는 글과 쓰고 싶은 글 사이에서 고민하다 엉뚱한 글로 오늘 하루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