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by 아빠

by typed thoughts

식구는 본래 음식을 같이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꼭 밥이어야 할까 같은 시간에 커피를 마시고 같은 농담에 웃으며 하루 중 가장 사소한 이야기를 굳이 꺼내 놓는 사이 말을 다 하지 않아도 표정 하나로 기분을 짐작하는 사이 그것은 이미 음식 이상의 무언가를 함께 나누고 있다는 증거다 식구는 혈연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안부를 의무적으로 묻지 않아도 되는 관계 침묵이 어색하지 않고 잠시의 부재가 불안하지 않은 사이 그 편안함이 겹겹이 쌓일 때 사람은 비로소 타인을 식구로 받아들인다 식구란 함께 시간을 씹고 감정을 나누며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도 지루하지 않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 "한두 글자 사전"은 아빠가 주로 쓰고 엄마와 딸이 거들고 딸이 편집하여 올립니다.




여기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밥상을 차려주신 덕분에 별거 아닌 이야기를 굳이 늘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한두 글자 사전”의

다섯 번째 연재를 마칩니다.


2026년 3월 3일

"한두 글자 사전 6"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