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지향 - 번외
집을 사고 입주한지 15개월 정도 된 것 같다. 15개월 동안 집을 살면서 느낀 점을 기록해본다.
총 비용은 100만 원 내외가 들었다.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반영구적으로 방수가 된다는 말씀과 언제든지 AS가 된다는 말씀에 비용을 흔쾌히 지불했다. ‘06년 식 나홀로 아파트의 탑층이다 보니 누수가 생길 거라는 우려는 있었지만 이사를 하자마자 맞게 될 줄은 몰랐다. 방수작업은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일단 탑층이다 보니 옥상에 작업이 필요했다. 옥상바닥은 이미 방수공사가 잘 되어 있었는데, 우리집 누수의 원인은 환풍구와 벽돌이었다. 의외였다. 전문가분의 말로는 “보통 옥상에서 누수가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탑층은 환풍구에 균열이나 벽돌이 누수의 원인이다.”라고 하셨다. 벽돌 특성상 비가 많이 오면 물을 머금는데, 그게 내부 균열이 있으면 머금은 물이 집 안으로 새게 된다고 부연하셨다. 다행히 방수작업 이후에 다시 누수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얼마 전 아침에 일부 콘센트가 말썽을 부렸다. 두꺼비집을 보니 차단기가 내려가 있었다. 내 선에서는 해결할 수 없어, 인테리어 했던 업체에 연락해 당시 전기설비 하셨던 분께 연락 드렸다. 원인을 찾을 수 없었는데, 한참을 이것저것 테스트 하시다가 원인을 찾으셨다. 거실에 있는 콘센트에서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기사님께서 불이 날 뻔한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고 하셨다. 보통 15년 정도면 배선을 교체하는 것이 좋은데, 우리 집은 그정도로 배선이 낡지 않아 교체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사한지 16개월 정도 지나서야 불이 날 뻔했다는 사실에 황당했다. 애초에 공사할 때 한 번에 싹 갈았으면 좋았을 텐데. 다음에 이사를 하게 되면 배선도 그냥 교체를 싹 하는 편이 속 시원 할 것 같다. 이사를 준비하시는 분들께도 당부 드린다. 올리모델링이라면 그냥 몇 푼 더 들여서 깔끔하게 처리하면 좋겠다.
방과 거실을 구분해서 벽지를 했는데, 하고 보니 LX지인의 디아망으로 전체를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퀄리티 차이가 크다 보니까 더 그런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다. 디아망 자체가 얼룩이나 스크래치, 떼가 묻지도 않고 방수에도 탁월해서 이왕 돈 쓸 거라면 디아망으로 한 번에 하면 좋겠다.
가전은 자사몰 보다는 오프라인 매장, 특히 리뉴얼하거나 신규오픈한 곳에서 맞추는 것이 가격면에서 가장 좋은 것 같다. 그 다음은 백화점에서 맞추는 것이고, 그 다음은 개별 매장에서 주말에 알아보면 제일 나을 것이다. 관리가 필요한 얼음정수기 냉장고, 에어컨, 식세기 같은 품목은 구독하는 편이 낫고, 인덕션 처럼 별다른 관리가 필요 없는 품목은 구매하는 게 나은 것 같다.
큰 가구는 집 구조에 맞춰 맞춤 하는 게 좋은 것 같고, 그 외에는 이케아나 가구 브랜드에서 사는 게 나은 것 같다. 평생 살집이 아니라면 특히나.
다만 침대는 메트리스는 가장 좋은 것으로, 프레임은 적당한 가격대로 맞추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집을 소유하면 영원불변의 것을 갖는다는 환상이 있었는데, 막상 내집이 생기니 관리할 곳이 많았다. 남의 집이라면 집주인에게 이것저것 해달라고 했을 텐데, 내집이니까 내가 직접 관리한다는 점이 귀찮기도 했고 불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남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1년 좀 넘게 자가에 살은 후기를 이만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