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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pho Aug 29. 2019

#8. 여름 '라고스'

101번 글쓰기

포르투갈 소도시 '라고스'

2년 전 여름, 나는 총예산 300만 원짜리 유럽 여행을 했다. 한 달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여러 갈래 중 북쪽길을 걸었다. 스페인 북부의 바스크 지방에서 시작하는 길이자 산티아고 순례길 중 가장 힘들다고 소문난 길이다. 순례길을 완주하고 몸무게를 쟀을 때, 15kg 정도 빠져있었다. 


험난했던 순례길을 완주하고 본격적으로 이베리안 반도 여행을 시작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가능한 색다르고 한국인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을 가보고자 했다. 그중 한 도시가 포르투갈의 라고스였다. 포르투갈 로컬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로 해양 어트랙션을 즐기기 좋은 도시라고 들었다. 라고스에서 만난 한국분은 일주일 정도 머무르면서 서핑과 스쿠버 다이빙을 매일 흠뻑 즐기고 있다고 전해줬다. 그러나 나의 라고스는 단 1박 2일이었어서 해양 어트랙션을 즐기기 빠듯했었다. 대신 해변에서 태닝을 여유롭게 즐겼다. 어마어마한 일을 하기 보다 하나만이라도 즐겼다면 그 여행지는 100% 완벽해진다. 짧았던 라고스가 나에게 그런 여행지였다.


Obrigado, 감사합니다

포르투갈 말로 Obrigado(오브리가도)는 '감사합니다'라는 의미다. 포르투갈어를 모르는 나로써는 할줄아는 말이 이 말 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많이 쓰기도 했다.


오브리가도(2018)

라고스 시내의 초록색 건물 정문에도 오브리가도라고 적혀있었다. 초록색 옷이 잘 어울리는 포르투갈 신사가 인사해주는 듯한 인상이 참 기억에 남는다. 이를 사진으로도 남겨두었다.


라고스에서 해안절벽 조깅

라고스 해안절벽(2018)
라고스 해안절벽2(2018)
라고스 해안절벽3(2019)


예전에 미국여행도 그랬고, 이때의 유럽여행도 그렇고 나의 버킷리스트는 나라별, 도시별 조깅이다. 해안이 아름다웠던 라고스에서의 조깅이 기억에 남는다. 해안에서 작은 텐트를 치고 자던 커플을 마주했고, 막 문을 연 리조트의 카페와 나와 같은 코스를 뛰넌 서양인들과 눈인사를 나눴다. 아침에 뛰면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가장 활기찬 시간, 관광객들이 개입하지 않는 유일한 시간이 아침이라고 생각된다. 라고스를 간다면 다소 피곤하더라도 해안절벽을 따라 조깅을 하셨으면 좋겠다. 나만 기억하는 그 순간을 많은 사람들이 삶의 원동력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부족한 라고스 소개를 마친다. 부족하다면 하고 싶은 것 하나만 가지고 떠나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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