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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pho Dec 08. 2020

#13. 산티아GO

101번 글쓰기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더라."


26살이 되었을 때는 광고회사에서 인턴을 했다. 연장을 하면 정규직이 될수도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4학년이었기 때문에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메리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학생신분으로 도전하고 싶은 한가지가 있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


인턴이 끝날 무렵, 무작정 7월 비행기표를 구매했다. 인턴 종료일이 3월이었기 때문에 4개월이나 앞서 비행기표를 샀을 때는 왕복 60만원 짜리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스탑오버를 12시간씩 해야했다. 시간은 많고 돈은 없었기 때문에 스탑오버는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스탑오버를 길게 했기 때문에 중간기착지에서도 짧은 여행을 할수도 있었다.

아무튼,


산티아고를 가자고 마음을 먹고, 4학년 1학기를 다니다 보니 비행기를 타고 산티아고 북쪽길의 출발점에 서있었다. 젊은 몸뚱아리만 믿고 걷기를 시작했는데, 순례길 초반에는 너어어어무 힘들어서 기차도 타고, 배도 탔다. 내가 걸었던 북쪽길은 동해안과 비슷해서 산맥과 해안이 맞닿아 있었다. 그래서 산맥을 넘는 코스도 있었고, 해안을 따라 하염없이 걷는 코스도 있었다.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제일 좋았던 점은 '다이어트'였다. 출발할 때는 85kg이었는데, 산티아고에 도착해서 몸무게를 쟀을 때는 70kg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이후 다시 15kg을 감량하게 됐다. 다시 몸이 가벼워졌고,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쉽게 찌지 않아서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은 걷고 매일 밤은 맥주(Cesveza)를 들이켰다.

산티아고에 도착해서는 순례길 도중에 만나 스페인친구들과 여흥을 즐겼다. 산티아고는 순례길의 종착점이기 때문에 매일 밤 완주자들의 파티가 끊이질 않았고, 매일 밤 춤과 술과 노래가 끊이질 않았었다.


요즘같이 밤의 정적이 길어지는 시기에 산티아고에서의 밤이 매우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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