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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pho Jan 02. 2021

#22. 도노스티아

101번 글쓰기

한 눈에 반한 첫사랑 같은 산세바스티안


카미노를 시작하고 바로 만났던 산세바이스티안 이자 도노스티아. 2개의 이름으로 불리는 바스크 지방, 아니 스페인에서도 미식의 도시로 제일 유명한 도시가 새해 첫날 기억이 났다.


올해 5월이면 결혼을 하게 되니 가장 먼저 고민 되는 것이 신혼여행이다. 다른 것들은 결혼식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지만, 신혼여행은 결혼 이후 나와 아내의 삶이 시작되는 시점 부터이니, 개인적으로 결혼식을 위한 준비보다는 결혼 이후의 첫 일정이 더 신경쓰인다. 더군다나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해외로 나갈 꿈도 꾸기 쉽지 않다보니 신혼여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암담하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요즘 백신 소식도 있고, 올해 5월 정도면 코로나도 진정국면이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메시지들도 있으니 믿고 신혼여행을 조금씩 준비해보려고 한다. 그 시작지를 도노스티아로 꼽은 것이고.



도노스티아에는 정말 반나절도 있지 않았지만, 도시를 가로지는 옥색의 강과 강이 접한 대서양의 씨원한 바닷물. 스페인에 걸맞는 햇살과 구릿빛으로 여유를 색입힌 여행자들. 골목 마다 여유롭게 와인과 바스크 지방의 음식인 핀초를 먹으면서 입을 꽉 채우는 사람들이 여행을 계획하는 지금 눈 앞에, 머리 속에 아른 거린다.


내 신혼여행 계획은 이렇다. 도노스티아에서 시작해서 카미노를 걸으며 인상 깊게 봐두었던 도시에서 하루씩 묵으면서 여유롭게 거니는 것이다. 더군다나 스페인 북부는 그린 스페인으로 불릴 만큼 목가적이며, 공기도 말고, 해산물부터 육류, 채소까지 다양한 식재료로 즐길 수 있는 요리들도 넘쳐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만 아니라면 다른 곳을 생각하지도 않고 신혼여행의 유일한 옵션으로 손꼽았던 곳이다. 그런 곳을 이번엔 힘든 고행길이 아닌 아내와의 행복한 신혼여행길로 만들 생각을 하니 벌써 부터 2배, 3배로 행복해지는 느낌이 든다.


물론 코로나가 확실하게 잠잠해진다는 가정이 슬프긴 하지만.. 어쨌든 신혼여행을 꿈꾼다면 유일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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