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모든 과목 공부의 효율을 좌우합니다.
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수학도 영어도 과학도 잘하기 쉽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무슨 이야기일까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보통 언어를 잘하는 사람은 수학 과학 등 수리 영역에서 좀 부족할 수 있고, 수리가 뛰어난 사람은 언어 영역이 조금 부족하기 마련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국어는 각 과목들과는 별개로 모든 학문을 아우르는 가장 중요한 기초입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과목을 언어로 습득합니다. 수학 문제를 풀어도, 국사 공부를 해도, 기술 교과서를 보아도 모두 글로 적혀있고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따라서 언어 능력이 좋으면 모든 과목들의 공부에 대해 독해 속도도 빠르고, 이해의 깊이도 깊어지며, 저자나 선생님께서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지도 쉽게 파악되어 시험 보기 전에 이미 시험 문제를 대부분 짐작할 수도 있게 됩니다. 또한 글의 주제 및 논리와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도 좋아져 긴 글의 내용을 모두 기억하지 않고 중요한 것 위주로 논리적으로 기억하게 되어 더 많은 것을 암기할 수도 있게 됩니다.
국어 능력이 공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키워드로 적어보면,
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각각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똑같이 하루에 세 시간을 공부하는 학생 두 명이 있다고 했을 때, 한 학생은 하루에 스무 장의 진도를 나가는데, 다른 학생은 하루에 열 장의 진도도 겨우 해내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 공부 속도의 차이를 만들까요? 그 전에 먼저, 보통 공부를 한다고 하면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님 및 선생님들께서 어떤 기준으로 공부의 양을 가늠하시는지요? 보통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신경 씁니다. '오늘 0시간 공부했으니 공부 많이 했다'라든지 '엉덩이 붙이고 오래 앉아있는 놈이 이긴다'는 말들이 이러한 경향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효율을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누군가는 스무 장 할 시간에 다른 누군가는 열 장 밖에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차이는 많은 경우 언어에서 발생합니다.
언어 훈련이 많이 되어 있어 읽는 속도도 빠르고 읽는 동시에 이해가 되면 공부 속도에 상당한 가속을 붙여줍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공부하는 모든 과목, 심지어 미술, 음악, 체육 까지도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글로 된 책을 읽고 이해하고 습득해야 합니다. 언어 능력이 발달되어 있으면 누군가가 두 시간에 할 공부를 한 시간에 끝낼 수 있습니다. 공부의 시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부하는지 같이 고려를 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중학교 시험공부를 할 때 하루에 할 양을 정해놓지 시간을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내가 해야 하는 양을 다 이수해내는 것인데 많은 학생들이 공부 시간에 많은 신경을 쓰느라 정작 해야 하는 분량을 다 공부하지 못했어도 스스로 나는 충분히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 버립니다. 이러면 성적을 올리기가 어려워지거든요. 언어 능력을 길러 차라리 두 시간 공부할 것을 한 시간에 끝내고 나머지 한 시간에 다른 것을 공부하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언어 능력을 기르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중학교 때 중간고사 보기 전 주였을 겁니다. 이 때는 진도를 나가지 않고 보통 수업 시간에 시험공부를 위한 자습 시간을 주기 마련인데요, 그 날 아마 가정 과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선생님께서 자습 시간 중간에 그 날 따라 제일 앞에 앉아있던 저에게 (자리를 매주 바꾸던 때였습니다) '넌 무슨무슨 문제들이 시험에 나올 것 같니?' 하시길래 이러저러 저러한 문제들이 나올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 '넌 시험 문제를 다 알고 시험을 보는구나'라고 하시더군요. 제 자랑이 아니라 언어와 관련한 에피소드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언어 훈련이 잘 되어 있으면 시험을 잘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상대방 의도 파악의 능력' 때문입니다. 글 쓴 이나 말하는 이가 지금 나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의도 파악이 빠르고 정확하게 되는 거죠. 사실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있으면 시험에 무엇이 나올지를 대충 다 알려주십니다. 이 부분이 중요하고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충분히 강조하시는 데다, 교과서에서도 그러한 부분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나와있기 때문이죠. 학생 때는 이렇게 시험 문제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성인이 되어서는 사회생활에 더욱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에 큰 도움이 됩니다. 상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제공하고 응해줄 수 있게 됩니다. 언어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 상대가 무슨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파악이 되지 않아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게 됩니다. 학생이라면, 중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모르고 엉뚱한 것을 열심히 공부한다거나 중요한 부분인데 놓치게 되기도 하는 거죠. 그래서 언어 능력이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절대 모든 교과서의 내용을 기억하고 암기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수십 권이나 되는 책의 내용을 모두 알겠습니까. 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시험 문제를 대부분 다 맞힐 수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것은 글을 읽고 요약하고 구조를 파악한 후 중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암기하기 때문입니다. 국사 공부를 한다고 가정합시다. 그저 모든 내용을 하나하나 병렬적으로 외우려면 매우 고통스럽고 잘 외워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글의 요지를 파악하고 앞뒤 맥락을 이해하여 글의 구조를 파악하면 암기하기가 매우 수월해집니다. 간단하게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교과서에 나왔습니다.
신라 말기에 선종이 널리 퍼지면서 승려들의 사리를 봉안하는 승탑과 탑비가 유행하였다. 팔각원당형을 기본형으로 삼고 있는 승탑과 승려의 일대기를 비에 새겨 세운 탑비는 세련되고 균형감이 뛰어나 이 시기 조형 미술을 대표한다. 이런 승탑과 탑비는 지방 호족들의 정치적 역량이 성장하였음을 반영하고 있다.
위의 내용을 암기한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냥 병렬적으로 '신라 말기' '선종' '승탑' '탑비' '팔각원당형' '조형 미술 대표' '지방 호족' '정치적 역량 성장' 을 외우려면 정말 힘들 겁니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그저 단어만 암기하면 며칠 지나지 않아서 머리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이것의 요지를 파악하고 유기적으로 암기한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방식입니다.
신라 시대, 선종을 믿었던 지방 호족들의 세력이 성장하다 보니, 늘어난 자본과 위세를 바탕으로 선종을 대표하는 승탑과 탑비에 많은 공을 들였고, 그래서 세련되고 감각이 뛰어난 것들이 만들어졌다. 어느 시대든 말기가 되면 기존 세력에 대한 반대 세력이 등장하는데 선종의 유적인 승탑과 탑비의 발전에서 지방 호족들의 성장을 가늠할 수 있다. (앞으로 이 세력에 의해 신라는 저물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라고 이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 내용과 키워드들을 연계하여 암기하면 암기가 아니라 이해 수준으로 내용을 쉽게 습득하게 됩니다. 단어들의 암기에 머리를 쓰지 않다 보니 더 많은 것들을 공부하고 외우는 데에도 부담이 줄어듭니다. 중요한 것은 위의 글을 읽고 아래 글처럼 스스로 해석해 내는 능력인데 이것이 바로 글을 요약하고 구조를 파악하며 주제를 뽑아내는 능력입니다. 국어 훈련이 많이 되어있는 학생들은 위의 내용을 읽으면 자동적으로 아래 내용처럼 파악하기 때문에 단순히 단어들의 나열을 외우는 학생들보다 더 쉽게 많은 것을 이해하고 암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언어 이해 수준이 다음과 같이 발달한다고 봅니다.
철자 하나 - 음절 - 단어 - 문장 - 문단 - 전체 글 - 이 글의 사회적 맥락
아주 어렸을 때 ㄱ, ㄴ, ㄷ 등의 철자로 시작하여 가, 나, 다 등의 음절을 만들 수 있게 되고, 이 음절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의미 단위인 단어를 만들고 이해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데 의외로 이다음 과정 - 문장을 만드는 과정 - 부터 실력차가 나기 시작합니다. 단어들을 엮어 하나의 의도 전달을 위한 완성된 문장을 만들 때, 문장 호응이 잘 맞지 않게 작문한다든가 동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주어, 목적어 등으로 말을 끝낸다든지 하는 현상은 단어 수준에서 문장 수준으로 넘어가는 발달 과정이 충분히 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새 청소년들이 대화보다는 카톡 등 문자를 많이 하면서 말을 끝까지 하지 않고 줄여 쓰거나 의미 없는 의성어 등을 많이 쓰면서 논리적인 문장 완성에의 감각이 떨어져 가는 것 같아 이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문장들을 엮어 하나의 논지를 가지고 풀어나가는 문단을 만들게 되는데,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이 문장에서 문단으로 넘어가는 수준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것 같습니다. 문단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통일성 있게 구성되어야 하는데 엉뚱한 부분을 문단으로 끊는다든지 어디서 끊어야 할지 몰라 문단이 너무 길어진다든지 하면 아직 어떤 한 가지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 문단을 만드는 능력이 부족한 것입니다. 이는 글을 읽으면서 한 문단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는 연습을 통해 훈련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문단이 어떤 정도의 내용으로 구성되는지, 혹시 한 문장으로 요약이 안 될 정도로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는 것은 아닌지 서서히 깨닫게 됩니다.
문단에 대한 이해와 습득이 충분히 끝나면 이제 하나의 내용을 가진 문단을 기승전결 등의 방식으로 연결하여 일정한 흐름을 가지고 독자와 호흡하며 자신의 논지를 끝까지 이끌어갈 수 있는 '글'의 단계에 들어서게 됩니다. 문단까지는 잘 만들고 끊지만 이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하여 매끄러운 흐름을 가진 하나의 글을 완성하느냐는 또 전혀 다른 수준의 문제입니다. '좋은 글의 결'을 가진 고전 명작, 한국 소설, 훌륭하게 번역된 책 등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흐름의 기법을 익히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좋은 글을 읽으면서 각 문단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고 이 요약된 문장들을 다시 이어 전체 글을 하나의 문단으로 정리하는 연습 등을 통해 전체 글을 구성하기 위한 감을 익힐 수 있습니다. 훌륭한 글의 흐름이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글이 주르륵 읽히면서도 논리 정연하게 머리 속에 잘 남는 것을 말합니다. 글의 결이 좋지 않으면 읽다가 중간에 자꾸 끊기고 갑자기 엉뚱한 논리 등이 나와 전체 내용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인터넷 등에서 의외로 이러한 글을 많이 경험해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이 어떠한 사회 전체 맥락 속에서 나타났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소위 '신문에서 행간 읽는다' 는 것과 맥이 통합니다. 똑같이 어떤 글을 읽어도 누군가는 그 글의 이해에서 끝나는 반면, 누군가는 그 글을 바탕으로 현재 사회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합니다. 이는 현상들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추상적 사고와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는 논리적 사고가 잘 훈련이 되어 있을 때 가능한데요 다양한 분야의 실제 경험과 논픽션, 픽션, 기사, 그림책, 만화책, 위인전, 심지어 판타지 소설 등 다양한 글들을 접하면서 그것들의 관계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이 길러지며 발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다분히 상급 레벨로써 일단 하나의 글을 제대로 읽고 스스로 쓸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찌 보면 참 당연한 언어 공부를 제가 이렇게 강조하여 역설하는 이유는, 국어 공부를 은근히 소홀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수학처럼 논리적인 단계 단계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말 그거 다들 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하시거나 습득과 발전이 눈에 딱 보이는 것도 아니어서 수학, 영어, 과학 등에 들이는 노력과 시간에 비해 국어는 소홀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과과정을 보면 국어 교육 시간이 다른 과목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사실이기도 하죠. 초등학교 교과 과정은 전의 글에서도 잠시 언급한 대로 그 국가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사회인을 만들기 위한 방향성을 가지기 때문에 국어가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인의 언어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의외로 수학이나 영어에 비해 그 심각성이나 고민의 정도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국어 교육은 앞으로의 공부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누군가가 4시간에 할 공부를 2시간에 끝낼 수 있다면 하루야 2시간 차이지만 1년에 200일을 이렇게 공부한다고 보면 무려 400시간의 차이가 납니다. 누군가는 수업을 따라가는 것에 급급하지만 누군가는 선생님께서 전달하시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하고 수업 시간에 바로바로 시험 예상 문제를 생각해 내고 있을 겁니다. 또, 누군가는 단어 하나하나를 연결해서 암기 과목 공부를 고되게 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글의 요점을 파악하고 주요 내용 위주로 유기적으로 암기하여 더 많은 내용을 더 쉽게 외우고 있을 겁니다. 이 모든 차이는 어렸을 때의 언어 교육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혹은 나의 자녀가 언어 발달 과정 중 단어의 수준인지, 문장의 수준인지, 문단 혹은 글의 수준인지, 아니면 이미 글을 읽고 사회적 맥락을 파악할 정도가 되었는지를 한 번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로 특목고 입시 면접이나 논술, 구술 문제는 마지막 레벨 - 글을 읽고 전반적인 사회적 맥락을 파악하여 여기에 자신의 의견을 더해 표현하는 것 - 까지를 요구한답니다.
저의 경험을 잠깐 말씀드리며 글을 마치려 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언어 공부를 많이 한 것이 살면서 큰 도움이 되었는데요 2학년부터 6학년 초까지 글짓기 학원에 다니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려운 것도 읽었다 싶을 정도의 책들을 읽고 매주 독후감 혹은 글을 썼습니다. 여기에 신문 사설 스크랩 및 요약, 시조 외우기, 소설 뒷 이야기 작문 하기, 그 해 수능 언어영역 문제 풀이까지 참 다양한 것을 했던 초등학교 글짓기 학원이었습니다. 저학년 때는 100-200페이지쯤 되는 어린이 명작 소설, 고학년부터는 조금 어려운 '앵무새 죽이기' 펄벅의 '대지' '파우스트' '한국 근현대 단편 및 중편 소설' 등을 읽었고, 소설뿐 아니라 논픽션 '축소지향의 일본인' '이원복 교수의 현대문명진단' 등도 읽었습니다. 물론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그때 익힌 언어의 감각이 중고등학교 및 대학교는 물론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 저는 초등학교 때 공부한 걸로 수능까지 봤다고도 말한답니다. 알게 모르게 그때의 언어 훈련이 그 뒤의 학업의 속도나 이해, 암기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지금 제가 글을 이렇게 쓰고 있는 것도 그때의 훈련 덕이 8할 이상이라 생각하고요. 단, 어렸을 때 너무 책을 많이 읽혀서 중고등학교 때는 스스로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학생 스스로나 자녀의 상태를 보아가며 밸런스를 맞춰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일화를 하나 말씀드리면, 저학년 때 글짓기 학원에서 신문 사설을 읽고 다섯 줄로 요약 해오라는 숙제를 내 준 적이 있습니다. '요약' 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개념이 안 잡혀 있던 상태라 한 문장 걸러 한 문장 정도를 그냥 열심히 써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섯 줄에 채우려고 글씨 크기를 줄여서 빼곡히 써 갔었죠. 이렇게 기초부터 훈련을 거치면서 글의 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이 되기 시작했고 요약, 구조 파악, 유기적 연결, 논리성, 추상적 사고 등이 훈련되었음을 지금은 느낄 수 있습니다. 수학 한 과목을 포기하면 수학만 못하게 되지만 국어 한 과목을 포기하면 전체 과목이 모두 흔들릴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