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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Mar 21. 2016

6가지 암기의 기술

효과적인 암기 방법을 6가지 알려드립니다.


우리나라 학생의 공부 시간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편인데요, 그만큼 외울 것도 참 많습니다. 학생 시기가 지나도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외울 것이 의외로 많죠? 암기라고 하는 것은 하나하나 시간을 들여 외운다고 해서 꼭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 속에 '구조화'가 되어 남아야 오랜 기억으로 남습니다. 그냥 억지로 밀어 넣은 내용은 흩어진 기억들로 잠깐 남았다가 이내 잊어버리게 되죠. 암기의 스킬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효과를 본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드릴까 합니다. 이번 글은 기술적인 내용으로써 연습해서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신뢰를 위해 살짝 덧붙이면 저는 민족사관고 수석 출신이고, 그래도 필요에 의한 암기는 무던히도 했었던 사람이랍니다.


  

1  I  앞 글자 따서 외우기 

<앞 글자만 따서 외우는 조선시대 왕의 순서>


학창 시절 한 번쯤은 외워보았던 조선시대 왕의 계보 기억나십니까? ‘태정태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광인효현숙경영정순헌철고순’ 아시죠? 이렇게 두세 글자 외울 것을 한 글자로 줄여 외우면 외우는 양 자체가 줄어서 외우기가 수월하답니다. 가장 기본적인 암기의 기술입니다. 첫 글자를 전체 내용의 힌트로 사용하면서 외우는 방식이죠.

추가 팁을 하나 드리자면, 정말 급할 때는 시험 직전에 앞글자만 얼른 외운다음 시험지 받자마자 시험지 한편에 적어둡니다. 그 글자들만 보고도 어느 정도 내용이 기억날 겁니다. 하지만 이런 기억은 실력으로 쌓이지 않고 시험이 끝나면 바로 잊어버리게 되니 정말 급할 때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이 추가 스킬은 학생 때 보다는 직장인분들이 가끔 치루는 업무 평가 등에 활용할 때 더 유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2  I  끊어 외우기 

<시조는 3-4음절의 합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래서 외우기 쉽죠>


전화번호가 왜 7-8개의 숫자로 이루어져 있는지 아십니까. 또, 왜 3-4개의 숫자로 끊어서 작성되었을까요. 바로 3-4개의 숫자 혹은 글자가 부담없이 암기도 쉽고 호흡과도 리듬이 맞기 때문입니다. 3-4개의 글자면서 암기해야 하는 것이라고 하면 아마 시조가 생각나실 겁니다. 시조는 보통 3-4글자로 된 운율을 가지고 3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외울 때 입에 잘 붙고 숨 쉬는 곳과도 연결이 잘 됩니다.

위의 조선시대 왕 암기에서도 ‘태정태세 문단세 / 예성연중 인명선 / 광인효현 숙경영 / 정순헌철 고순’ 으로 3-4 음절씩 리듬감 있게 끊어 외우면 더 잘 외워지는 이치죠.  



3  I  스토리 만들기

<원소 주기율표를 그냥 다 외려면 얼마나 어려울까요>


과학 쪽에서 암기해야 하는 것의 대표주자로 원소주기율표가 있습니다. '수헤리베붕탄질...' 등으로 앞글자를 따서 외우는 20번 까지의 주기율표 외에 각 세로줄 별로(족별로)도 외우는 경우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2족 ‘베릴륨, 마그네슘, 칼슘, 스트론튬, 바륨, 라듐’ 을 외워봅시다. 이걸 어떻게 외울까요… 일단 1번 방법대로 앞글자를 따고 - '베마칼스바라' - 그리고 스토리를 만들죠. ‘뱀아, 칼스 봐라‘ 이렇게 외우면 끝난 겁니다. 뱀한테 ‘칼스’라는 친구를 보라고 말하는 거죠. 약간 오글거리기는 하지만 스토리는 유치하게 만들 수록 기억이 잘 납니다. 5족 원소들을 볼까요. ‘질소, 인, 비소, 안티모니, 비스무륨’ 을 ‘질인비안비‘로 바꾸는데 스토리를 더하여, ‘축축하고 지린 비가 있고 그렇지 않은 비가 있다.’ 로 외웁니다. ‘지린비안비‘ 로 말이죠.

그럼 연습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붕소, 알루미늄으로 시작하는 3족 원소는 어떻게 외우면 될까요. 다시 한 번 말씀 드리면, 스토리는 유치하게 만들수록 기억이 잘 난답니다.



4  I  그림으로 외우기

<많은 요소가 있는 그림을 어떻게 암기하면 좋을까요?>


의외로 직장에서든 학교에서든 이미지를 암기해야 하는 경우들이 제법 있습니다. 반 고흐의 방 그림인데요 이 그림을 한 번 암기해 봅시다. 위 그림에 어떤 어떤 가구가 있는지 언어로 외워보면 어떨까요. 침대랑, 의자랑, 책상이랑, 액자랑, 창문이랑, 수건이랑, 거울이랑... 이라고 병렬식으로 외우면 외워야 하는 것들 간의 개연성이 없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파편화 되어 있다가 하나씩 흐지부지 사라지기 일쑤입니다. 구조화가 되지 않으면 쉽게 잊어버리죠. 

위 그림을 통째로 하나의 이미지로 외워버리면 어떨까요? 그리고 한 번 따라 그려보는 겁니다. 그럼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서로 연관을 통해 기억이 쉽게 날 수 있습니다. 침대가 크게 오른쪽에 있고 그 앞에 의자랑 테이블, 맞은편 벽에는 분명 창문이 있을 것이고, 창문 양쪽이랑 침대 위엔 쌍으로 액자가 두 개씩… 이런 방식으로 이미지 자체를 머리에 넣어보고 보지 않은 상태에서 한 번 따라 그려 봅니다. 그리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확인해보면 금방 외울 수 있습니다.

만약에 시험을 보거나 할 경우, 그림을 생각해 내면 머릿속으로 보면서 답을 적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일반적인 암기의 경우에도 스스로 그림을 만들어 그려서 외울 수도 있습니다. 미술을 좋아하거나 시각적인 것에 강하시다면 이 방법을 사용해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5  I  이틀 연속 보기

<암기하고 다시 반복하면 효율이 매우 높아집니다>

 

‘난 아무리 봐도 안 외워져’ 라고 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혹시 한 번 외운 다음 날 같은 것을 다시 외워 보셨나요? 한 번 본 것의 기억 지속력은 상당히 낮습니다. 하지만 그걸 다음 날 한 번이라도 다시 본다면 기억에 남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하루가 지나면 암기한 것의 30%를 잊어버린다고 해 봅시다. 첫날이 지나면 70%만 기억하고 있겠죠? 이걸 다음 날 다시 보게 되면, 잊어버릴 30%의 70%는 다시 기억하고 30%는 또 잊어버릴 겁니다. 즉, 30%의 30%인 9%만 잊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90%는 기억에 남게 되죠. 다음 날 한 번 더 본다면? 2.7%만 잊어버리고 97%는 기억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봤던 것을 다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암기 효율이 더 좋아져서 사실 상 거의 다 기억하게 될 겁니다.

암기가 잘 되지 않는 것들은 이틀 연속으로 봐봅시다. 분명 효과가 있을 겁니다. 삼일이면 더 좋고요. 학생 때는 물론이고 직장에서 무언가 외워야 할 것이 있을 때 너무 당일치기로 하지 말고 이틀 동안 보면 확실히 다른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6  I  말하면서 외우기

<암기가 잘 안되면 말로 해 봅시다. 정말 소리내서 말입니다.>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은 한 가지 감각 - 시각만 사용하는 것이고, 눈으로 보고 써 보는 것은 두 가지 감각을 동시에, 눈으로 보고 쓰면서 말하는 것을 귀로 듣는 것은 암기하는 데에 시각, 촉각, 청각 등 세 가지 감각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엄밀히는 말하는 것 까지 해서 네 가지 방법이 동시에 사용되는 꼴입니다. 어떤 것이 가장 잘 외워질까요. 당연히 동시에 여러 감각으로 암기하는 세 번째 방법입니다. 눈으로 보고 글로도 쓰면서 말하고 그걸 귀로 들으면서 외워보세요. 그냥 책 붙잡고 눈으로만 보는 것보다 빨리 잘 외워질 겁니다. 또, 이왕 이렇게 말하면서 암기하려면 웅얼웅얼하는 것보다 평소 목소리로 자신 있게 말하면서 외우는 것이 잘 외워집니다. 물론 도서관이나 사무실에서는 크게 말할 수 없죠. 그래도 속삭이듯이라도 말하면 도움이 됩니다. 단, 외우는 것에 집중을 하지 않고 따라 읽는 것에 초점을 맞춰 마냥 읽기만 하시면 안됩니다.



I  정리하며, 연습.

<이런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배가 너무 부르겠네요>


자, 지금까지 언급한 여섯 가지 방법이 무엇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시나요? 이 여섯 가지 방법을 한 번 외워 보면서 글을 마쳐볼까 합니다. 사진으로? 첫 글자만 따서? 스토리를 만들어서? 예를 들어, 이렇게 외워 보겠습니다. 앞글자만 따서 스토리를 만드는 겁니다.

  

"그림 같은 스토리라, 앞 글자끊어 말해도 이틀 동안 해야 돼."  


문장이 말은 안 되지만 아무튼 쉽게 외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외우면 많이, 쉽게, 빨리, 오래 외울 수 있답니다. 모든 방법이 다 자신에게 맞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연습하면 분명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암기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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