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미신, 다시 보기
당신은 오늘 아침 무엇을 했는가?
침대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화장실에 가고, 양치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혹시 그 과정에서 거울을 보며 "오늘 하루 잘 되게 해주세요"라고 속으로 빌지는 않았는가? 출근길에 까치를 보고 괜히 기분이 좋아지지는 않았는가? 중요한 면접이 있는 날, 평소에는 신경도 쓰지 않던 속옷 색깔을 고민해본 적은?
2022년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60% 이상이 일상에서 어떤 형태로든 미신적 행동을 경험한다고 한다. 시험 전에 엿이나 찹쌀떡을 먹고, 이사할 때 손 없는 날을 고르며, 꿈에 돼지가 나오면 로또를 산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주가를 확인하고, 인공지능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대에 살면서도 여전히 이런 행동들을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아니, 어쩌면 이상한 것은 이런 행동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이런 행동을 '이상하다'고 느끼도록 교육받았다는 사실인지도 모른다.
'미신(迷信)'이라는 한자를 풀어보면 '미혹되어 믿는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부정적인 판단이 담겨 있다. 영어의 'superstition' 역시 라틴어 'superstitio'에서 왔는데, 이는 '과잉 신앙' 또는 '불필요한 두려움'을 의미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는 이 개념에 처음부터 '틀렸다', '버려야 한다'는 딱지를 붙여놓았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수천 년 동안, 수십억 명의 인류가 이어온 믿음과 행동이 단순히 '미혹된 것'에 불과할까?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그토록 오래, 그토록 보편적으로 유지되어 온 것에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해로운 것은 도태되고, 유익한 것만 살아남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니까.
역사 속에서 미신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왔다.
첫 번째는 계몽주의적 시선이다. 18세기 유럽의 계몽사상가들은 미신을 무지와 미개함의 상징으로 보았다. 이성의 빛으로 어둠을 밝혀야 한다고 믿었던 그들에게, 미신은 타파해야 할 대상이었다. 이 관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력하다. "그게 무슨 과학적 근거가 있어?"라는 질문 속에는 이런 시선이 담겨 있다.
두 번째는 기능주의적 시선이다. 20세기 초 인류학자들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졌다. "미신이 왜 존재하는가?" 대신 "미신이 무슨 역할을 하는가?"를 물었다. 폴란드 출신의 인류학자 브로니스와프 말리노프스키는 남태평양 트로브리안드 제도에서 흥미로운 관찰을 했다. 그곳 어부들은 잔잔한 석호에서 고기를 잡을 때는 아무런 의례를 행하지 않았지만, 위험한 외해로 나갈 때는 복잡한 주술 의례를 치렀다. 미신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는 '도구'였던 것이다.
세 번째는 진화심리학적 시선이다.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이 관점은 미신을 인간 인지 체계의 자연스러운 부산물로 본다. 우리의 뇌는 생존에 유리하도록 설계되었는데, 그 설계의 특성상 미신적 사고가 거의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화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심리학자 스튜어트 바이스는 그의 저서 『마법을 믿는다는 것(Believing in Magic)』에서 미신을 단순히 '틀린 믿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기능하는 믿음'으로 재정의했다. 이 책도 같은 방향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미신이 '옳은가 그른가'를 묻지 않을 것이다. 대신 '미신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주는가'를 물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심리학, 신경과학, 인류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술 연구들을 살펴볼 것이다.
미리 말해두자면, 그 답은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이다.
미신은 불안을 줄여준다. 자신감을 높여준다. 의사결정을 돕는다. 집단의 결속을 강화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기분 탓'이 아니라 측정 가능하고, 재현 가능한 실제 효과다.
물론 모든 미신이 유익한 것은 아니다. 해로운 미신도 분명 존재하며, 그것을 어떻게 구별할지도 함께 다룰 것이다. 이 책은 맹목적인 미신 옹호가 아니라, 비판적이면서도 열린 태도로 미신을 재조명하려는 시도다.
그렇다면 왜 인류는 수만 년 동안 미신을 버리지 못했을까? 다음 화에서는 비둘기도 미신을 가진다는 놀라운 실험 이야기와 함께, 미신적 사고가 우리 뇌에 새겨진 진화적 이유를 탐구해보자.
어쩌면 당신이 오늘 아침 무심코 한 그 작은 행동은, 수십만 년 전 조상이 물려준 생존 본능의 흔적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