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투영인 Mar 31. 2021

모두가 꿈꾸는 FIRE의 단점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재정적으로 자립해서 조기에 은퇴하자는 FIRE는 정말 단순한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일까?

어느 누구도 이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없다. 굳이 찾을 필요도 없다. 여러분들은 완전히 자기 방식대로 생활하면 된다. 그러나 사적인 재정 관련 동호회에 속한 사람들이 FEIR를 부러워하는 것만큼이나, 훨씬 덜 알려지는 단점도 있다.

얼마 전 퇴직한 FIRE 블로거(LivingAFI)가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5년 만에 조기 퇴직을 선언한 것에 대한 글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약해보면, LivingAFI와 그의 아내는 퇴직 이후 몇 년간은 FIRE 생활을 즐겼지만, 이후 상황은 악화되었다. 두 사람 모두 친구들이 더 많은 돈을 벌고 자신보다 더 멋진 휴가를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는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불만이 다른 불만으로 이어지면서 아내는 결국 불륜을 저지르고 이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LivingAFI는 그가 향후에 상당한 지출이 필요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혼과 새로운 의료비 지출 때문에, LivingAFI는 FIRE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일자리를 찾았다. 다행히 LivingAFI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의 환경을 받아들인 덕분에 더욱더 행복해졌다는 내용을 끝을 맺었다.

이 특별한 사연을 트윗 한 후, 몇 년 동안 유목민처럼 FIRE 생활을 즐기다가 환멸을 느끼기 시작한 John(가명)이라는 남자로부터 뜻하지 않은 트위터 DM을 받았다. 나는 John이 한 말을 요약하고 싶지만 이는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직접 읽어볼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공개하려 한다:

저는 2년 전에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은 1-3개월에 한 번씩 Airbnb를 이용하면서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아닌 척 시늉을 해도 외로운 존재가 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여행지 내에서도 각기 다른 곳에서 숙식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항상 휴가 중이라면, 결코 휴가 중이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아마도 다시는 만나지 못할 사람과 볼 수 없는 장소를 항상 보게 됩니다. 여러분은 매번 다른 곳에서 친구를 사귀고 생활하지만 이러한 관계는 지속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퇴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내 삶이 매력적으로 보일 것입니다. 저는 어느 곳에도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제 성격에는 맞지만, 99.99%의 사람들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입니다. LasVegas에서의 일주일 동안은 재미있지만, 1년 동안 머무는 것은 정말 지겹습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하는 원격 근무는 결코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가정과 사회적 기반이 필요합니다. 유목민적인 FIRE 생활 방식을 수용한다는 것은 여러분이 더 이상 관련성이 없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며, 어떤 면에서는 존재와 존재하지 않는 것 사이에서 붕 떠있는 것입니다.

매번 이동할 때마다 끝나는 작은 삶을 사는 유령처럼 느끼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한 달은 평생처럼 느껴질 수 있고, 여섯 달은 일주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시간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여러분은 세상 어딘가에서 피할 수 없는 죽음을 기다리는 여행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삶이라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제정신인 상황에서 마약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이와 같은 자기 성찰은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끔찍하다. 이는 마치 자동차 사고 장면을 느린 화면으로 보는 것과 같다.

필자가 이러한 경험담을 공유하는 것은 FIRE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재를 뿌리기 위함이 아니라 단지 발생 가능한 단점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John과 LivingAFI가 경험한 것은 FIRE 동호회에서 오가는 일반적인 내용은 아니다. 조기에 은퇴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 LivingAFI는 자신의 블로그에 다음과 같이 게시했다: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조기에 은퇴한 다른 FIRE 블로거들을 살펴보았다. 그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금욕적이고, 자신만만하며 조금도 거리낌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LivingAFI와 John이 언급했듯이, FIRE가 모든 사람에게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이는 한 사람의 생활방식이 다른 사람의 생활방식보다 우월하게 보일 때 사회는 이러한 방향을 더욱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필자는 이미 기업가정신과 전통적인 경영자들보다 이들 기업의 오너들이 더욱 부각되는 경우에 대해 논한 적이 있다. 조기 은퇴한 경우와 유목민적인 FIRE 생활방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즉,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듣고 싶은 메시지가 아니다. 대신에, 우리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말을 계속해서 듣고 있다. 이것이 최상의 자유의 형태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더 큰 것을 놓치게 된다. 즉, 일이 돈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일은 여러분들의 정체성 가운데 일부이다. 이는 사회에서 자신들의 역할에 관한 것이고 자신들의 목적과도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다.

여러분이 일은 단순히 월급을 받는 것으로만 생각한다면, 여러분은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여러분은 직장 동료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나는 왜 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여러분이 싫어하는 일보다는 훨씬 좋은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재정적인 독립이 여러분이 가진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를 증명하는 사례는 너무 많다.

예를 들어 보자. Ernie Zelinkski는 자신의 저서 "How to Retire happy, Wild, and Free"에서 물질적인 행복과 정신적인 행복 그리고 견고한 사회적 지지가 대부분의 은퇴자들에게 재정적인 상황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서, 은퇴는 단순히 재정적인 의사결정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부연 설명했다:

여러분이 직장에서 얼마나 많은 재능이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성공했는지에 상관없이, 여러분이 은퇴 시에 원하는 것만큼 기쁘지도 만족스럽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 어쩌면 여러분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목적의식과 여러분의 삶에 던져주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서, 여러분은 정체된 채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계속 성장하고 싶을 것이다.

이는 여러분들이 65세에 퇴직을 하든 35세에 퇴직을 하든지 간에 사살이다. 문제는 FIRE 과정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들이 은퇴하고 싶다는 것을 인식하기 전에 은퇴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를 인식하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 이는 이미 LivingAFI와 John의 사례에서 증명되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여러분은 영원한 은퇴생활에 전념하기 전에 언제나 은퇴생활을 테스트(예를 들어 안식년 제도. 한국 현실에는 다소 맞지 않을 수 있음)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여러분이 하고 싶은 재정적인 여정이 무엇이든 간에, 여러분은 FIRE를 꿈꾼다 하더라고 화상을 입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출처;ofdollarsanddata>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