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 04
워싱턴 주와 오리건 주의 오른쪽에 있는 북서부의 주입니다. 면적이 21만 6천 제곱킬로미터라고 하니, 10만 제곱킬로미터의 남한과 12만 제곱킬로미터의 북한을 합친 정도의 크기가 되네요. 반면에 인구는 2백만 명도 안되니 매우 한적한 곳이 되겠습니다. 미국에서 7번째로 인구밀도가 낮은 곳이라고 하는데요, 한반도만 한 땅에 2백만 명도 안 사는데, 이것보다 더 낮은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주가 6개나 더 있다니...
아이다호 주의 상하원도 공화당이 압도적이고, 대선에서도 전형적인 공화당 지지 주로 분류가 된다고 합니다. 2016년에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60:27로 압도적으로 이겼고, 이번 선거에서도 63:33으로 그 성향은 변하지 않았네요.
하도 아는 것이 없는 낯선 주라서, 리버 피닉스와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91년작 영화 아이다호 (원제: My Own Private Idaho)라는 영화를 봤는데,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의 그 황무지 가운데 길게 뻗은 이차선 고속도로가 아마도 아이다호 어디에선가 촬영했을 것이라는 짐작 외에는, 영화의 거의 대부분은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이루어집니다. 참고로, 이 영화는 뭐 감독의 열혈 팬이라던가 리버 피닉스에 대한 추모, 혹은 키아누 리브스의 파릇파릇했던 시절을 그리워하시는 분들은 보는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참으로 난해한 영화였답니다. 아이다호랑 별 상관도 없고요. ^^
1860년대에 금광이 발견되면서 서부 개척 타운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원주민인 인디언들과의 싸움도 많이 있었고요. 그 이후에는 농업이 주요 산업이 되었고 미국 제1의 감자 생산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감자튀김용으로 많이 쓰이는 러셋 버뱅크라는 품종의 대부분이 여기서 생산된다고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들 수입해서 쓰는 모양입니다.
주도인 보이시는 최근에 컴퓨터 관련 산업이 발달하고 있다고 해서 관심이 생기네요. 마이크론이라는 반도체 회사의 본사가 있고 휴렛팩커드의 레이저젯 프린터 사업본부도 이곳에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마존이 근처에 거대한 물류센터를 만들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물동량도 늘고 좀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다호는 미국에서 인구 증가 추세가 4번째로 높은 주입니다. 물론 워낙 기본적으로 인구 숫자가 작아서, 조금만 증가해도 퍼센트 측면에서 높게 나와서 그렇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지난 10년간 증가 추세가, 워싱턴 (주 말고) DC (18.5%), 유타 (17.6%) 그리고 텍사스 (16.8%)에 이어서 16.5%의 인구 증가로 당당히 4위를 차지했습니다. 근데 그 인구 증가의 총숫자는 26만 명 정도로, 대략 20위권이라는 게 함정... 참고로 같은 10년 동안 텍사스는 4백만 명 넘게, 플로리다는 3백만 명 가까이, 캘리포니아는 2백만 명 넘는 인구 증가를 보여줬습니다.
스키를 포함한 겨울 스포츠가 유명하고 래프팅과 카약도 많이 한다는데 다들 저하고는 별 상관이 없는 종목이네요.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일부가 걸쳐져 있다고 하니 혹시라도 그쪽으로 여행을 하게 되면 한번 들려볼 수는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