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취미에 몰두해보자

스스로를 챙기는 건강한 방법 (3)

by 녹음


한국 사회에서는 취미도 잘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은연중에 깔려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취미니까 보통 이상은 할 거 같다는 기대 섞인 말들을 들을 때다. 물론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취미생활을 하다 보면 전보다 잘하게 되고 더 깊이 있게 발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취미의 본질은 즐기는 데 있다. 그래서 하나에만 몰두하는 활동을 취미로 가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잘하든 못하든 가치판단을 뒤로하고 딱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특히 순수예술 계통이나 체육 계통의 활동을 권한다. 미술 활동이나 악기연주, 춤추기, 체육활동 같은 것들은 의무교육 이후에 본인이 맘먹지 않으면 평생 접하지 않고 살아도 지장이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더욱 권하고 싶다. 문화예술 감상도 좋지만, 직접적으로 예술을 체험하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이나 상황을 개인 고유의 감수성으로 건강하게 승화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어른이 되면 어릴 때랑 다르게 입맛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그것처럼 성인이 되어서도 개인의 정체성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취향 또한 바뀐다. 그래서 예술 분야의 취미는 성인이 되어서도 변하는 자신의 취향을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멋진 결과물을 목표로 두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무언가를 창작하며 그 과정을 즐기다 보면 비일상적인 해방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요즘은 하루 체험 프로그램(원데이 클래스)을 판매하는 플랫폼도 많이 생겼다. 프립이나 숨고, 클래스 101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체험을 가볍게 시도해 볼 수도 있고, 문토와 같은 일반인 소셜링 플랫폼을 통해서 비슷한 취미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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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러한 시도로 이번 해 사진 찍는 취미가 생겼다. 사진 쪽에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재능이랑은 별로 상관없는 분야였다. 관찰력이 좋은 편인데 그 성향이 사진을 만나니 더욱 시너지 효과가 났다. 또 더 잘할 거라는 기대가 없으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멋진 결과물을 기대하지 않고 ‘찍는 행위’와 ‘애정 있는 장면을 포착하는 행위’에만 집중했더니 사진이 좀 더 원하는 방향에 부합하게 발전하기도 했다. 내가 어떤 분위기의 장면을 좋아하고, 왜 그런 곳에 시선이 가는지도 생각해보게 됐다. ‘나는 왜 그림자가 좋지?’, ‘왜 노을 질 때쯤의 풍경이 좋지?’ 하는 식이다.


그렇게 사색하면서 오롯이 혼자만의 취미를 즐기게 되니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그동안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이었다. 그런 발견이 반갑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했다. 스스로를 그렇게 보는 게 좀 웃기지만 정말 그랬다. 처음 알게 된 친구처럼, 생소하면서도 반가운 마음과 함께 ‘순수하게 무언가를 즐기는 행위는 정말 정신건강에 유익하구나.’하고 느꼈다. 더불어 전혀 관심 없던 분야에 취미가 생기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더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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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부터 산책, 디지털 디톡스, 취미활동까지. 직접 경험해보고 마음의 근육을 기를 수 있었던 활동이다. 이 활동들은 우리의 정신 에너지를 내면으로 향하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훈련인 동시에 건강한 생각 습관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많은 스트레스나 조절하기 어려운 감정은 자신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모르는 무지의 상태에서 생긴다. 살다보면 환경을 바꾸거나 당장의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때도 많을 것이다. 그럴 땐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인지하고, 상황을 달리 볼 수 있도록 생각을 전환하는 게 우선이다.


자신을 돌보는 힘이 곧 마음의 근육이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자신만의 마음챙김 시스템을 구축해보자. 앞으로도 스트레스 상황은 계속해서 생기겠지만, 댐을 세워놓으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감정을 해소하고 멈추는 것이 자유자재가 되지 않을까.


고독은 생각보다 외롭고 쓸쓸하지 않다. 혼자서 자신을 마주하지 않으면 누가 마주해줄까. 처음에는 지루하고 재미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두세 번 맛봐야 참맛을 알 수 있다는 평양냉면의 슴슴함처럼, 고요함 속에서 자신과 만나는 기쁨도 있다. 매운 음식과 자극적인 콘텐츠, 음주보다는 담백한 방식으로 자신을 챙겨보면 좋겠다.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한 우리의 삶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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