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이석원 『보통의 존재』-《아름다운 것》

by 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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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우리는 어린 부부였다. 그땐 우리가 그렇게까지 어리다고는 생각지 못했었는데, 결혼식에 참석한 어른들이 하나같이 애기들이 결혼을 한다며 애처롭게 바라보던 이유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이석원 『보통의 존재』- 19p)


< 소년 >



일 년 전, 나는 소년이었다.

아니, 20년 전부터

주욱 나는 소년이었다.


그리고 지난 일 년,

어떤 누군가의 일생만큼

길고 굴곡진 일 년을 보낸

지금도 나는 소년이다.


겪은 것도, 알게 된 것도 늘어나

머리는 한참을 늙어버렸는데

가슴만큼은 아직 소년인걸 보면

필시 천성이리라.


시간이 흐르고 흘러

몸에 깃든 젊음의 끝이 보이는

그때에도 나는 소년일까?


소년이고 싶다.

천성도 깎아낼 모진 세파 속에

결국은 닳고 닳은 어른이 되더라도

어린 소년을 위한 보금자리로

마음 한 켠쯤 남겨 둘 여유 있는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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