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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Aug 18. 2017

아름다운 서해안을 느낄 수 있는 강화 고려산

인천광역시 강화군

고려산에서 바라본 서해 전경


강화도는 고조선 시대 하늘에 제를 올렸던 참성단이 있던 곳입니다. 삼국시대에는 혈구진이라 불리며 삼국의 각축장으로 혈투가 벌어졌고 고려시대에는 임시수도로서 원나라에 맞서 싸우던 중심지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전란 시 왕의 피난처로서 사용되었으며 근대사에서는 서양세력이 침략해오는 장소로 우리 5천 년 역사를 모두 담고 있는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이 강화도에는 여러 산이 있는데 그중 고려산을 다녀왔습니다.





고려산 오련지


고려산은 예전에 오련산으로 불렸습니다. 그 유래를 살펴보면 고구려 장수왕 4년 동진의 천축 조사가 이곳에 와서 연못에 피어있는 5가지 색상의 연꽃을 보고 부처님의 뜻을 읽게 됩니다. 천축 조사는 부처님께 기도를 드린 후 하늘에 연꽃잎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연꽃이 떨어진 곳에 5개의 사찰을 세웠는데 백색 연꽃이 떨어진 곳은 백련사, 흑색은 흑련사, 적색은 적석사, 황색은 황련사, 청색은 청련사라 불렀습니다. 그러나 청색은 천축 조사가 원하는 곳에 떨어지지 않아서 원통암으로 이름을 지으면서 사람들에게 오련산으로 널리 불리어졌습니다.





고려산 진달래


고려가 원나라에 맞서 싸우기 위해 강화도로 임시 천도한 후 오련산은 고려산으로 널리 불려지게 됩니다. 현재 고려산은 강화도의 마니산보다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근 고려산 진달래 축제가 진행되면서 강화도의 명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고려산에서 바라본 서해 전경


고려산 아래에는 강화도 고인돌 130 여기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강화역사박물관 앞에는 탁자식 고인돌의 대표라 할 수 있는 강화 지석묘를 볼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고려산을 등반한 이후 박물관을 방문해도 좋을 것입니다. 산을 올라가면서 운동도 하고, 역사 공부도 할 수 있으니 가족끼리 나들이하기에 매우 좋은 곳입니다.





산에 둘러싸인 강화도 마을


제가 고려산을 방문했을 때에는 진달래 축제 마지막 날이라 진달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만개한 진달래를 보지 못하자 고려산의 다른 풍광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고려산 정상에서 강화도를 내려보면서 강화도가 왜 강화 8 경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통영에서 바라본 남해의 절경과 비견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려산 진달래


그래도 마음 한편으로 고려산에 진달래가 만개했을 풍경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계속 커져갔습니다. 그래서 내년 진달래꽃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강화도 고려산을 다시 와야겠다는 오기가 생기네요. 





고려산 진달래를 찍는 관람객


그런 오기도 진달래에 가까이 다가서자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진달래가 철쭉보다는 색이 옅지만 은은함이 오랫동안 눈에 담겨 시간이 지나도 쉽게 빠져나가지 않았습니다. 강렬한 색채의 서양화보다 수묵화가 더 오래 기억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여기저기서 진달래를 찍으며 봄의 따뜻함을 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진달래 너머로 보이는 북한 땅


고려산에 오르면 진달래 너머로 아련하게 보이는 북한 지역도 볼 수 있습니다. 강화도에 여러 번 방문하면서도 북한과 가까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고려산에 올라와보니 북한이 우리와 멀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려산 군시설


북한 지역을 보면서 고려산 곳곳에 군사시설이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위에 보이는 건축물도 군사시설로 그 앞에 헬기장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군사시설이라는 안내문이 있지만 진달래 축제에 온 사람들에게는 헬기장은 군사시설이 아니라 싸온 음식을 먹으며 쉬는 공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헬기장에 누워 고려산의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너무 쉽게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백련사 입구


고려산 정상을 내려오니 백련사가 있습니다. 고구려 장수왕 때 천축 조사가 날려버린 흰색의 연꽃잎이 내려앉아 조성된 백련사는 크지는 않지만 찻집도 있고 축제기간 동안 음식을 파는 매점도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스님이 노래를 부르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을 모금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반적인 사찰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백련사 입구의 찻집


백련사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불교계에서도 과거의 전통과 규율을 지키고자 하는 쪽과 대중에게 가까워지기 위해 변화되어야 한다는 쪽으로 나누어져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변화되지 않는 것보다는 변하는 것이 생동감을 부여하고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인지 대중에게 가까워지려고 하는 백련사의 모습이 저에게는 반가웠습니다.





백련사


강화도 고려산을 올라가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강화도의 멋진 풍경과 함께 분단의 현실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역사와 종교의 변화도 나름 고찰해보며 걸어볼 수 있었습니다. 반나절 정도만 고려산 정상에 올라가는데 투자한다면 더 많은 것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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